[단독] 부동산PF 대출 10조 늘린 새마을금고…부실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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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였던 부실률, 9개월새 0.09%→0.22%새마을금고가 2020년 말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을 10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거치면서 금융사들이 부동산 PF 대출 기준을 강화하자 새마을금고로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새마을금고가 금융당국의 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의 사각지대에서 자칫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 막히자 부동산PF 수요 몰려
이창용 "2금융권 부실,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할 수 있어"
새마을금고 "연체율 1% 미만, 부실 우려 크지 않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마을금고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 12조9848억원어치를 집행했다.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은 토지매입비용 대출이나 브릿지론 등과 함께 업계에서 넓은 범위에서 부동산 PF 대출로 취급하는 대출 형태다. 새마을금고는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을 2019년 2분기에 처음 도입했는데, 2020년 말까지 2조9795억원으로 집계되던 대출잔액은 18개월 사이 10조53억원이 늘었다. 이 기간에 전체 대출 잔액 대비 신탁형 건축자금 대출의 비중은 2%에서 6.82%로 늘었다. 같은 시기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이 27조3000억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한 부동산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올들어 1금융권인 은행은 물론 2금융권인 증권과 보험사까지 부동산PF 대출 규모를 축소하면서 새마을금고로 수요가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관리형 토지신탁을 활용하지 못하는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새마을금고는 가장 인기있는 대주"라고 설명했다.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의 연체율은 2분기 말 기준 0.22%로 낮지만, 올들어 오름세다. 2020년까지 0%였던 연체율은 21년 3분기 0.09%를 시작으로 9개월 만에 2.5배 증가했다. 시행사의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구조상 대출이 토지 조성부터 착공, 분양 단계까지 유지돼야 하는데, 올들어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경기의 냉각으로 추가적인 부실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관리형 토지신탁 외에도 브릿지론 등 다른 유사 형태의 대출을 감안하면 새마을금고의 전체 부동산 담보신탁 대출 규모가 20조원대이고, 연체율은 7%에 육박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은 부동산 담보신탁 대출 안에서도 개별 대출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부동산 경기에 민감해 리스크가 더 높다”며 “관리형 토지신탁의 연체율이 0.22%인 것은 아직 리스크 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른 부동산 PF 대출 증가세에도 당국의 외부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금융감독원이 올들어 부동산 PF 대출 관련 사업장별 점검에도 실시하고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대상이 아니다. 이는 새마을금고가 행정안전부의 피감독기관으로, 유사한 형태의 상호금융기관인 농협 및 수협과 달리 금융감독원의 직접적 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작년 말 부동산 PF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거액 대출 취급기준 강화’ 공문을 일선 금고에 전달했지만 올들어서도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은 4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당국에서는 금리 및 부동산 시장의 난조가 지속되면 2011년 저축은행 사태처럼 부동산 PF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로 충격이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가격이 지난 몇 년 간 올라가 있어 금리 상승시 부동산 PF 관련 제2금융권 부실이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은행권이 부동산 PF 대출을 축소하며 새마을금고의 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이것이 새마을금고만의 현상인지 상호금융권 전반의 상황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PF 대출을 지속해서 집행하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보수적으로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냉각됐지만, 수도권을 위주로 보면 아직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으로, 당면한 위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범진/빈난새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