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비슷한듯 다른 '치밀한 구성'의 힘…피터르 몬드리안 '구성 Ⅱ'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은 현대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그의 그림이 단순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그만큼 몬드리안의 미학이 현대 디자인 전반에 깊숙이 녹아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옷이나 가전제품에서부터 건물 외벽 등 어디서나 그의 작품 속 원색 직사각형들이 만들어내는 격자무늬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미술 시장에서는 그의 그림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이 세계적인 미술관들의 영구 소장 목록에 올라 있어서다.

‘구성 Ⅱ’(1930)가 다음달 14일 소더비의 미국 뉴욕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에 세계 미술계가 술렁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몬드리안의 그림은 언뜻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제작 시기와 구성, 색상, 선의 굵기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시장에 나온 그림은 몬드리안의 절정기에 그려진 작품이다.낙찰 추정가는 5000만달러(약 713억원)이다. 소더비는 이번 작품이 201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구성Ⅲ, 빨강, 파랑, 노랑, 검정’(1929·5060만달러)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