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도 막지 못한 'K떼창'…올림픽공원 달군 '슬라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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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10월 8~10일 사흘간 개최...3년 만
앤 마리·라우브 등 세계적 팝스타 방한
지난 8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 영국 팝 스타 앤 마리가 어눌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하자 관객들이 환호하며 "미 투"를 외쳤다.이날 오전부터 서울엔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올림픽공원만큼은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이하 슬라슬라)'를 즐기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슬라슬라는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여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여유로운 삶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2017년 처음 시작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렸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사흘(10월 8~10일) 가운데 8~9일은 단숨에 표가 매진될 만큼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날 헤드라이너(주요 공연팀)는 저녁 8시30분부터 시작한 앤 마리의 공연이었다. 검정색 털 모자와 하얀색 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앤 마리는 '챠오 아디오스(CIAO ADIOS)'로 공연을 열었다. 이어 'X2', '텔 유어 걸프렌드(Tell your girlfriend)' 등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테라피(Therapy)' 수록곡을 연달아 불렀다.앤 마리는 곡을 마칠 때마다 한국말로 "재밌어요?" "사랑해요" 등을 외치며 팬들과 소통했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자 "여러분, 추워요? 추우면 저랑 같이 춤춰요"라고 말하며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팬들도 앤 마리가 감성적인 곡을 선보일 때면 핸드폰 조명을 켜서 흔들었다. 앤 마리를 국내에 알린 대표곡 '2002'를 부를 땐 수천 명의 관객들이 함께 따라불렀다.
그는 한국 팬들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어렸을 때는 '내 코가, 내 턱이, 내 다리가 다르게 생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아름다움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오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당신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페스티벌에는 라일리, 벤슨 분, 웬디, 톤즈 앤 아이 등도 공연을 펼치며 올림픽공원을 뜨겁게 달궜다.슬라슬라는 10일 오후 10시까지 열린다. 10일에는 △핀 에스큐 △이하이 △페더 엘리아스 △제레미 주커 △라우브 등이 관객을 찾는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