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버스 정류장에 Z플립4가?…삼성폰, 글로벌 마케팅 강화 [정지은의 산업노트]

의자 모양 4D 구조물 설치
광고판 등 기존 방식과 차별화
벨기에의 한 버스 정류장에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 모양의 의자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요즘 벨기에 주요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엔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를 본뜬 모양의 의자 여러 대가 놓여 있다. 플립4를 접어둔 형태가 있는가 하면 90도로 펼쳐놓은 모양도 있다. 화면을 펴고 접을 수 있는 플립4의 대표 기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갤럭시Z플립4’ 판매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 플립4 판매가 지난해 선보인 전작(플립3)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일 방안으로 마케팅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벨기에 주요 버스 정류장에 선보인 플립4 의자 구조물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벨기에법인은 브뤼셀 명품거리 루이스가, 앤트워프, 오페라거리 등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플립4 모양으로 제작한 의자 구조물을 설치했다. 일명 ‘4D(4차원) 마케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형 광고판에 제품 사진을 넣는 식의 일반적인 마케팅과는 다르다”며 “누가 봐도 특별한 인상을 갖도록 창의적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도 이색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플립4 마케팅에 공들이는 것은 위축된 스마트폰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직격탄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한 2억9450만 대를 기록했다.

급기야 삼성전자도 연초에 정한 올해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8월엔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 생산 규모까지 줄였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플립4를 띄워 스마트폰 사업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