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던 서울 2030, 이젠 인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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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구 950만명 붕괴급등한 집값에 서울을 등진 2030 젊은이들이 올해는 인천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긴 인구가 압도적이었으나 올해는 9월 말까지 인천의 신규 인구 유입 규모가 지난해의 두 배에 달했다. 2021년 14만 명에 달한 경기도의 인구 증가폭이 올 들어 9월까지 8903명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검단신도시 등 올해 인천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서도 5만여명 감소
검단신도시 등 입주 폭탄
전세가격 내려 젊은층 몰려
인천 유입인구 작년의 2배
내년에도 4.7만가구 '집들이'
서울서 10㎞ 멀어지면 전세 4억원 저렴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의 주민등록인구(재외국민 등 포함)는 지난달 말 945만768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만869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96만97명으로 1만1722명이나 늘었다. 지난해 연간 증가폭(6547명)의 두 배에 달한다.지난해 서울을 떠난 젊은 층을 대거 흡수하며 13만8436명의 인구가 늘어난 경기도는 신규 유입 인구가 8903명에 그쳤다.
인천으로의 인구 유입은 검단신도시 등 주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입주 물량 집중으로 전·월세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젊은 층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작년까지 3억원이 넘었던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셋값은 2억원대 중반까지 내렸고, 대출이 있는 물건은 1억원대에도 나온다. 직선거리로 11㎞ 정도 떨어진 서울 마곡동 아파트 전셋값이 7억원, 화곡동의 방 3개 빌라가 4억원을 웃도는 것과 비교된다.인천으로 이주하는 주민의 대부분이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값싼 전·월세를 찾는 수요뿐 아니라 2~3년 전 분양받은 뒤 입주하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천 당하동 검단한신더휴공인 관계자는 “전·월세 입주자는 나이가 많아야 40대 초반이고 대부분이 20~30대 신혼부부”라며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도 서구의 새 아파트로 많이 이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아파트 입주가 몰린 인천 아라동은 주민 평균 연령이 33.4세로 인천 주민 평균연령 43.2세보다 열 살가량 젊은 편이다.
집값 높고 공급 줄어 ‘탈서울’ 지속
서울 서부권에선 당분간 인천행 이주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에선 연말까지 1만 가구, 내년엔 4만7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인천 검단신도시의 교통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지난 6월 39호선 국도가 확장 공사를 시작했고,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은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건설이 추진 중이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선도 검토되고 있다.양주 옥정 등 경기권에도 입주를 시작하는 신도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서울의 인구 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1988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 서울의 인구는 2020년 1000만 명 선이 무너진 뒤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제외하고는 서울 도심 내 주택을 공급할 만한 부지가 없어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도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올 들어 9월까지 서울의 신규 공급은 3529가구에 그쳤다. 급등한 집값도 부담 요인이지만 새 아파트 공급 자체가 급감한 상황이 젊은 층의 ‘탈서울’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는 투자재 성격도 있지만 내구성 소비재 성격도 갖고 있다”며 “과거 수년간 주택 정책은 아파트를 투자재로만 봐 거품을 억누르는 데 치중하고 도심 주택 건설 확대의 순기능은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