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공격 투자로 세계 1위…5·6공장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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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4공장 준공삼성은 2010년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뒤 투자를 이어왔다.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일구겠다는 목표에서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었고, 11년 만인 올해 이 시장 생산능력 1위에 올랐다. 삼성 바이오사업이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론자 등 기존 강자 제쳐
7.5조 추가투자 '초격차 굳히기'
2032년 준공목표로 5·6공장 추진
이재용 부회장, 준공식 참석
복권 이후 연일 현장경영 행보
25일 '뉴삼성 비전' 발표 가능성
조 단위 투자…신사업 집중 육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인천 송도에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4공장은 이날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6만L 수준으로 시작해 내년 24만L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2020년 계획(25만6000L)보다는 줄었지만, 투자 금액은 1조74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어났다.준공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2015년 12월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바이오사업 투자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2014년 이 부회장이 본격 경영에 나선 이후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때마다 바이오사업은 중요 미래 먹거리로 꼽혔다”며 “바이오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했을 때도 “삼성은 정보기술(IT), 의학, 바이오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6공장 확대 추진 투자
4공장 가동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생산(CMO)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출범 10년 만에 1공장(3만L) 2공장(15만4000L) 3공장(18만L)에 이어 4공장(24만L)까지 가동 체제를 갖췄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이 분야 기존 ‘강자’보다 앞서는 수준이다.삼성은 바이오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4공장에 이어 5공장 6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지난 7월 송도에 35만7366㎡ 규모 부지를 확보했다. 제1바이오 캠퍼스인 1~4공장 부지(27만4000㎡)보다 1.3배 크다. 제2바이오 캠퍼스엔 2032년까지 약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가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은 전통적인 케미컬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서다. 전체 제약 시장의 39.3%가 바이오의약품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0.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 ‘현장 경영’ 강화
산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연일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광복절 복권 이후 삼성 사업장을 잇달아 찾고 있다.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를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삼성생명 등을 방문했다.이 부회장이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를 계기로 ‘뉴삼성’ 등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발표 시점으로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 17일 이병철 회장 35주기 등도 거론된다.
정지은/한재영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