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SNS '핫플'로…건물에 새 생명 불어넣는 창업자들

스테이폴리오 홈페이지 캡처
e커머스, 푸드테크, 패션벤처 등 최근 수년 새 새롭게 부상한 여느 업종과 비슷하게 감성숙소 시장도 평소 자기의 관심 분야를 사업으로 확장시킨 젊은 창업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띄운 속소들은 SNS를 타고 ‘핫플’이 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11일 감성 숙소 업계에 따르면 요즘 이 업계를 이끄는 창업가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번째는 집주인이 방치해 둔 빈 집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눈길을 잡아 끌 만한 파인 스테이(고급 숙소)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창업가들이다. 건축가 출신이거나, 건축가와 손을 잡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로 이런 사업을 펼친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받아 숙소를 준공한 뒤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이렇게 지어진 감성 숙소들은 다채로운 자태로 숙박업계를 건축 경연의 장(場)으로 만들고 있다.

경북대 경제통상학과 재학 중에 건축학과에 다니던 최상찬 이사 등과 함께 스테이빌리티를 창업한 정민혁 대표(31)가 이런 사례다. 정 대표는 제주도의 ‘달리야드’, 경주의 ‘사시산색’ 등 인기 있는 독채 풀빌라를 만들어냈다. 지금은 공유별장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공유별장은 n분의 1로 별장을 소유할 수 있어 투자비용과 관리비 등의 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유명 호텔과 달리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감성숙소의 특성상 정보를 한눈에 제공하고, 예약을 도와주는 플랫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이 분야를 파고든 게 이상묵 스테이폴리오 대표(41)다.스테이폴리오는 예약을 도와주는 플랫폼과 빈집을 재생하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방에 버려진 집과 토지를 사들여 20~30대를 위한 숙소를 만드는 사업을 함께 펼치는 것이다.

이 대표가 설계사무소 경험이 있는 건축가 출신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이상묵 대표는 “국내 감성 숙소는 제주도와 양양 등에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MZ세대의 주요 소통 창구인 인스타그램 등에 감성 숙소의 홍보·마케팅을 대행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한휘주 스테이감성 대표(37)이 그 중 하나다. 광고업에 종사하던 이 대표는 감성숙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작년 스테이감성을 창업했다. 인스타그램 계정 ‘스테이감성’은 팔로어 16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 대표는 “감성숙소에서 색다른 경험을 느끼고 싶어하는 20~30대들은 1박에 40만~50만원이란 적지 않은 돈을 들이고도 선뜻 예약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