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출신 억만장자 투자자, 전쟁 비판하며 "시민권 포기"

러시아 출신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며 러시아 시민권을 포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이스라엘계 러시아인 유리 밀너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올해 8월에 러시아 시민권 포기 절차를 완료했다고 알렸다.

그는 벤처 투자사인 DST 글로벌을 창업해 최근 수년간 알리바바나 징동닷컴 등 중국의 IT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큰돈을 벌어들였다.

밀너는 트위터에서 "나와 내 가족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에 러시아를 영원히 떠났다. 그리고 올해 여름, 우리는 러시아 시민권 포기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DST 글로벌은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이를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이라고 규정하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그가 세운 밀너 재단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부당하고 잔혹한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스크바 출신인 밀너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 위해 이 같은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DST 글로벌 웹사이트에는 밀너와 러시아의 관련성을 자세하게 밝히는 글이 게시됐다. 이에 따르면 밀너는 1999년 이스라엘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그가 밝힌 대로 2014년 이후엔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다. 현재 러시아엔 그의 자산이 없으며, 그가 일군 부의 97%는 러시아 밖에서 형성됐다고 DST 글로벌은 설명했다.

회사 측은 "유리 밀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식적이든 사적이든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밀너의 재산은 35억 달러(약 5조200억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