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株 급락, 시총 344조 증발"…美, 중국 겨냥 규제에 '와르르'

삼전·SK하이닉스 장중 한때 3%대 하락세
대만·일본 증시서 반도체 대표주 급락
"한중일 반도체주 급락에 시총 '주르륵'"
이미지=한경DB
국내를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1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25%) 내린 5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100원(0.11%) 하락한 9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낙폭을 크게 줄였지만 장중 한때는 각각 3.91%, 3.51%까지 밀릴 정도로 급락했다.휘청이는 것은 국내 시장뿐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 시각 대만 증시에서 TSMC는 7% 넘게 빠지고 있고 일본 증시에서 도쿄일렉트론은 6% 가까이 내리는 중이다.

아울러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종 주가를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하루 3.5% 급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램리서치(-6.43%)와 퀄컴(-5.22%), 엔비디아(-3.36%), TSMC(-3.31%), 인텔(-2.02%) 등 주된 미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밀렸다.

지난 10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 주가는 4%가량 내렸고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華虹)반도체의 주가도 9.4%나 빠졌다. 상하이 푸단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그룹도 20% 넘게 급락했고 윌반도체와 맥스샌드 테크놀로지는 6%씩 내렸다.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 탓이다. 앞서 지난 7일 미 상무부는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중국에 대해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담겼다.

미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 '거부 추정 원칙'을 적용해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게 골자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기준 한국과 일본, 대만의 반도체 주식 폭락으로 전 세계 반도체시장 시가총액이 2400억달러(약 344조3500억원) 넘게 증발했다. 팰릭스 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번 악재가 이미 위축된 투자심리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세계 2위의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인 만큼 파운드리 수요에 대한 단기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10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 수요 둔화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기 회복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도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라며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통화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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