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스' 감독 "민주주의 시각 가리는 징병제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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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대 문화 폐해 조명…부산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 초청작 이스라엘은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유대인의 핍박 역사, 불안정한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 '하나님의 의로움을 드러낸다'는 종교 이유까지 내세운다.
병역 의무에 반기를 들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이들은 군 복무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친(親)군대'적 사상이 만연한 사회에서 그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퍼지지 않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노센스'는 이스라엘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하던 중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스라엘의 기 다비디 감독이 자살한 군인들의 일기나 편지 등 기록을 10년 동안 조사해 연출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만난 기 다비디 감독은 "이스라엘에서 군인이 된다는 게 무엇인지, 군인이 돼야만 하는 압력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700건의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군대에서는 정보를 숨기려 하고, 자신의 아이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지지하지 않는 유족도 많았습니다.
"
영화에 담긴 것보다 더 강력한 내용도 있었지만 유족의 반대로 담지 못했다고 밝힌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들의 시점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노센스'는 군대 문화가 젊은이들의 자유를 앗아가고 천진난만함을 짓밟는 과정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섬세하게 묘사해냈다.
국가는 국민을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젊은이들을 군대에 동원하지만 사실상 그들을 공격하는 것은 외부 세력이 아닌 군대라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 다비디 감독은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도 위협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이것은 진실한 보호가 아닌 전쟁의 악순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대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자 변태적 사고"라며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생각이 파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시행되는 징병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군대를 의무로 간다는 것은 대단히 큰 대가를 치르는 일입니다.
이스라엘은 다들 군대에 다녀왔으니 군인의 눈을 갖고 있죠. (국가 간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군사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쉽게 기울어집니다.
이건 개인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주고요.
더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의 열린 시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군대에는 최소한의 인구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 다비디 감독은 그러면서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회가 군대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병역 의무에 반기를 들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이들은 군 복무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친(親)군대'적 사상이 만연한 사회에서 그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퍼지지 않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노센스'는 이스라엘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하던 중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스라엘의 기 다비디 감독이 자살한 군인들의 일기나 편지 등 기록을 10년 동안 조사해 연출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만난 기 다비디 감독은 "이스라엘에서 군인이 된다는 게 무엇인지, 군인이 돼야만 하는 압력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700건의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군대에서는 정보를 숨기려 하고, 자신의 아이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지지하지 않는 유족도 많았습니다.
"
영화에 담긴 것보다 더 강력한 내용도 있었지만 유족의 반대로 담지 못했다고 밝힌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들의 시점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노센스'는 군대 문화가 젊은이들의 자유를 앗아가고 천진난만함을 짓밟는 과정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섬세하게 묘사해냈다.
국가는 국민을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젊은이들을 군대에 동원하지만 사실상 그들을 공격하는 것은 외부 세력이 아닌 군대라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 다비디 감독은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도 위협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이것은 진실한 보호가 아닌 전쟁의 악순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대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자 변태적 사고"라며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생각이 파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시행되는 징병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군대를 의무로 간다는 것은 대단히 큰 대가를 치르는 일입니다.
이스라엘은 다들 군대에 다녀왔으니 군인의 눈을 갖고 있죠. (국가 간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군사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쉽게 기울어집니다.
이건 개인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주고요.
더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의 열린 시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군대에는 최소한의 인구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 다비디 감독은 그러면서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회가 군대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