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내 취향 가득 담은 솔로 앨범, 만족도 최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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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백호 인터뷰백호가 그룹 뉴이스트에서 솔로 가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데뷔 11년 차에 맞은 새 전환점이다. 준비를 끝낸 목소리에서는 단단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뉴이스트에서 솔로 가수로 '첫 발'
"첫 솔로 앨범, 만족도 100점 만점에 90점"
"'노래 좋다'는 말 듣고 싶다"
백호는 12일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앨범 '앱솔루트 제로(Absolute Zero)'를 발매한다.2012년 뉴이스트로 데뷔한 후 선보이는 첫 솔로 앨범. 전날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만난 백호는 "드디어 내일이다. 떨릴 줄 알았는데 준비가 다 되니 오히려 편한 상태다. 빨리 발매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욕심도 많이 나고, 부담도 됐는데 완성하고 들어보니 마음에 드는 앨범이라 오히려 부담감이 줄어들었다"며 웃었다.
'앱솔루트 제로'는 홀로서기에 나선 백호의 현재를 담은 앨범이다.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이 돼 어떤 저항도 없는 상태인 '절대영도'를 의미하는 앨범명은 백호 자신을 나타낸 거라고. 마찰이 없어 물체가 영원히 움직이는 것처럼, 전류가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상태로 흐르는 것처럼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음악을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백호는 "'절대영도'가 지금 내 상황을 직접적, 간접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 생각했다. 또 나의 취향이 많이 들어있는 앨범이라서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오롯이 자신의 음악색을 담아냈기에 만족도는 더없이 높다고 했다. 백호는 "평소에 듣는 음악 취향이 많이 들어갔다. 같이 작업하고 싶었던 가수분들과도 협업해서 마음에 든다"면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된다. 사실 100점이라고 하고 싶은데, 다음 앨범도 내야 하니까 10점 정도의 여지는 계속 남겨두고 싶다. 제 만족감은 최상"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으로 내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가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헤어질 때, 헤어지고 후회할 때 등 다양한 감정 변화를 온도에 맞춰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적당히 잘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이스트로 활동할 때보다 음악적으로 대중에 더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도 녹였다. "작업하면서 막연하게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호불호가 없었으면 좋겠다' 등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생각이 많이 들어 욕심이 생겼죠."물론 10년의 세월을 그룹으로만 활동해온 그에게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백호는 "그룹 곡을 만들 땐 짜인 세계관이 있었고 그 안에서 표현해야 하는 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했을 때 막막하고 (눈앞이) 깜깜했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랑 모여 있으면서도 3, 4일을 아무것도 못 하고 집에 돌아가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취향에 집중하려 했다. 처음에 나온 곡이 1번 트랙 '페스티벌 인 마이 카(Festival in my car)'다. 다듬어지지 않고 러프한 느낌이 드는 데모 상태의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걸 그대로 가사에 풀었다. 실제로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얘기도 조금 나온다. 그 곡을 써 내려간 후로는 조금 수월하게 풀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노 룰스(No Rules)'는 중독성 강한 베이스 라인과 반전되는 록 사운드 위 미성과 중역대의 보컬을 넘나드는 백호의 보이스가 매력적인 노래다. 시끄러운 도시 속 오직 우리 둘만의 공간에서 속삭이는 자유로운 해방의 순간을 그렸다.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나이트 스위밍(Night Swimming)'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 독특함을 더했다.타이틀곡 선정 방법에 관해 묻자 백호는 "곡을 다 써놓고 결정하진 않았다. 애초에 '지금은 타이틀곡을 만들어야 하는 차례다'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타이틀곡을 하려고 의도하고 만든 곡"이라고 답했다.
그는 "타이틀곡에는 꼭 필요한 요소들이 몇 개 있었다"며 "사람들 귀에 걸리는 소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퍼포먼스가 가능해야 하고, 이미지적으로나 오디오적으로나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노래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답변 군데군데에서 유독 대중성에 신경 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서사를 쌓아갔던 뉴이스트와 달리 '앱솔루트 제로'는 백호의 음악, 퍼포먼스에 직관적으로 다가선 앨범이었다.
백호는 "의도한 것"이라면서 "나를 깊게 좋아해 주는 도노(공식 팬덤명) 분들에게는 앨범을 디테일하게 뜯어보면서 곡과 곡 사이에 가사로 연결되는 부분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넣고 싶었고, 내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편하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의도한 건데 어떻게 될지 나도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라며 미소 지었다.이번 활동의 목표는 오래 활동하는 가수로서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는 것. 백호는 "꿈이 계속 바뀌었다. 연습생 땐 데뷔가 꿈이었고, 데뷔하니 음악방송 1위가 꿈이 됐고, 음악방송 1위도 하게 되니 지금 내 꿈의 종착지는 가수 활동을 오래 하고 싶다는 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가수를 하는 데 있어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한다. 물론 1위 하면 좋겠지만, '노래 좋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을 것 같다. 듣기 좋은 음악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