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광고 모델로 박보검 썼더니…업계도 놀란 '이례적 상황'

'박보검 마케팅'이 일군 에이스침대의 '이유 있는 독주'
침대 등 가구업계가 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악재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에이스침대가 나홀로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체험 중심의 대형 매장 확대 등 프리미엄 마케팅과 배우 박보검의 광고모델 복귀가 상승작용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올해 3분기(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실적을 웃도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5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9% 증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침대 등 가구에 대한 수요가 크가 증가했던 때다. 올해 이익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가구업계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에이스침대의 호실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케아가 한국 진출 8년 만에 처음 역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케아코리아의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이 회사 실적이 뒷걸음친 건 2014년 국내 진출 이후 처음이다. 이케아는 올해만 세 차례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에이스침대는 올해 가격에 손을 대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체험에 방점이 찍힌 매장의 대형화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에이스침대는 올해 순천(2월), 인천논현(7월), 충주(8월), 마산(8월), 인천만수(9월) 등 전국에 대형 매장 에이스스퀘어를 연이어 열었다. 연내 한 곳을 더 열어 에이스스퀘어를 37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백화점 매장은 전체 42곳 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롯데백화점 안산점 등 7곳의 규모를 키워 새단장(리뉴얼) 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좋은 잠'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백화점 매장 3곳을 더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박보검 마케팅' 효과도 크다. 박보검은 2018년 에이스침대 모델로 발탁된 이래 2020년 8월 군 입대 전까지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해군 군악 의장대대 소속 문화홍보병으로서 올해 4월 군 복무를 마치고 연예계에 복귀해 첫 광고로 다시 에이스침대를 택했다. 박보검을 모델로 한 '좋은 잠 캠페인' 세 번째 광고는 8월13일 공개 이후 역대 최단 기간인 30일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수 1000만 뷰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