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충성' 논란 가열…김문수 "윤건영 모욕감 송구"vs野 "제정신 아냐"

환노위 국감, '수령 충성' 논란에 거듭 파행
김문수 "윤건영 느꼈을 모욕감 사과"에도
민주당 "사과 내용 구체화하라" 십자포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환노위 국감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전히 수령님께 충성하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김 위원장 발언으로 인해 이날 정오께 중지됐다가 오후 재개된 뒤, 또 한 번 파행을 빚고 있다. 당초 여야가 강조한 민생 국감이 아닌 '정쟁 국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후 재개된 환노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제 과거 발언과 오늘 국회에서 답변 과정으로 인해 회의가 순조롭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경사노위원장으로서 원만한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해 제 언행을 보다 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할 것을 약속드린다. 윤건영 의원님께서 느끼셨을 여러 가지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윤 의원을 '김일성 추종자'로 생각한다는 인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며 사과 내용을 구체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사과의 핵심은 지금도 윤 의원을 김일성 수령 추종자라고 생각하는지다. 사실에 대한 언급 없이 두리뭉실하게 '미안함을 느낀다' 정도로만 발언했다"며 "그 사실에 대한 번복을 해주지 않으면 '아, 김 위원장은 아직도 윤 의원을 빨갱이로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노 의원은 "김 위원장은 한마디로 맛이 갔던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사과할 거면 확실하게 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얼렁뚱땅 변명하고 넘어가려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국회 선배면 선배답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약 30분에 걸쳐 성토했고,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맞서면서 국감장은 또 한 번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오후 2시 40분께 재개된 국감은 오후 3시 20분께 또다시 중단됐다.

앞서 이날 오전 국감에서 윤 의원은 "윤 의원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 윤건영은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제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했다.김 위원장은 윤 의원 질의 전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는 "여러 가지 도를 넘는 표현이 있었다면 널리 이해해달라"면서 자신을 낮췄지만, 발언의 당사자인 윤 의원이 직접 입장을 묻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발언 취소하라", "사과하라"고 일제히 소리쳤다. 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애초에 질문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답변을 듣고 나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