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도 너무 싸다"…자사주 '바겐세일' 나선 中企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견기업 파트론은 지난달 30일부터 삼성증권을 통해 자기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연말까지 39억원 상당의 50만 주를 매입하기로 삼성증권과 계약했다. 앞서 8~9월 이미 취득한 50만 주를 감안하면 5개월간 100만 주를 사들이는 것이다. 파트론 관계자는 "주식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주주 가치도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중견·중소기업들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우려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회사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빠졌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및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되고 향후 자금조달에도 쓸 수 있는 등 활용도가 크다는 평가다. 파트론은 스마트폰 및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용 카메라모듈과 전자담배 기기, 유전체필터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6439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1조2754억원, 영업이익 584억원을 올릴 것으로 신한투자증권은 예상했다. 파트론 주가는 지난 1월 초 1만3000원선에 거래됐지만 전날 8000원까지 떨어졌다.

아이티엠반도체도 주식 가격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달 19일 시작해 내년 3월까지 5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대신증권과 신탁계약을 했다.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각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데 이어 최근 6개월간 세 번째다. 이 회사는 나이스그룹 계열사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계 2차전지 보호회로 패키지가 주력이다. 올 상반기 매출 2507억원,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연초 4만원 초반에서 전날 3만600원에 마감했다.

마스크 '아에르'로 유명한 라이프케어솔루션 전문기업 씨앤투스성진도 50억원어치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119만 주가량을 사들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아마존 등 유통망을 통해 미국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지 전용 브랜드를 앞세워 차량용 에어컨 필터와 공기살균기를 비롯한 다양한 필터 기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7000원대 중반에 거래됐던 이 회사 주가는 전날 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