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하나뿐인 'K-모바일치과서비스'로 일본 휩쓴다

큐티티, 日소프트뱅크 통해 충치 치주질환 등 진단서비스
셀카 찍으면 30만DB 분석으로 스케일링 시점까지 안내
日서 2000만 고객 확보 가능…'500억 일감'확보한 큐티티
고태연 큐티티 대표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자가구강검진앱을 선보이고 있다. 큐티티 제공
내년 일본 소프트뱅크는 한국의 한 벤처기업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국내 구강상태 모바일 자가진단 및 치과 예약·상담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치아와 잇몸을 촬영하면 딥러닝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강질환 여부를 알려주고 인근 치과 병원에 진료 문의도 하고 예약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이 벤처기업은 이를 통해 3년간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덴탈케어 소프트업체인 큐티티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반 AI 분석을 통해 모바일로 구강 질환을 알려주는 자가구강검진앱을 2018년 개발했다. 이 회사의 '이아포 모바일'앱을 통해 셀카를 찍듯이 자신의 구강을 촬영하면 충치와 치은염(잇몸병), 치주염 등 구강 질환 여부를 85%수준의 정확도로 알 수 있다. 구강 상태가 심각할 경우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전국 1만8000여곳 치과병원 데이터를 활용해 인근 치과 병·의원 방문도 안내해준다. 식습관에 따른 충치지수, 잇몸질환 가능성과 구강관리법도 알려준다. 고태연 큐티티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아플 것이라는 두려움에 치과 방문을 미루다 초기 치료 타이밍을 놓쳐 막대한 치료비를 쓰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자가진단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큐티티의 가장 큰 경쟁력은 치아·잇몸 데이터다. 스마트폰 기종과 촬영 환경, 구강의 형태, 색상, 보철물 착용 여부 등 수많은 변수 속에 AI 알고리즘이 정확한 구강질환 진단을 내리기위해선 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부산대 치과병원 등으로부터 전문의가 진단한 약 16만건의 데이터를 확보했고 여기에 부산시 관내 보건소, 병원, 대학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연말까지 30만건의 데이터가 축적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오는 12월부터는 치석의 위험성, 스케일링 시점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추가되고 내년부터는 충치와 치주질환 진단 정확도도 90%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회사의 독보적 기술은 국내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다른 나라에서 이미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삼성생명은 치아보험 관련 앱에 큐티티의 구강 진단 AI기술을 접목했다. 강원도 철원군은 주민들이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한 치과 문진이 가능한 디지털 치과 문진서비스를 이 회사 기술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달부터 전국민 대상 의료서비스 앱에 이 회사 구강 진단 AI기술을 탑재했다. 미국 치과서비스기업 트루어버트먼트는 이 회사의 기술을 통해 구강 컴퓨터단층촬영(CT) AI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큰 고객은 일본내 원격의료를 주도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큐티티 '이아포'앱의 일본 현지화 버전인 ‘AI 치과의사 선생님'이 출시돼 이르면 오는 12월, 늦어도 내년 3월 일본 도쿄도내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한국과 달리 원격 진료가 가능한 일본에선 이 앱의 기능이 더욱 강력해진다. 자가 구강검진은 물론 인근 치과 병원과 실시간 진료 문의가 가능하고 병원 예약도 할 수 있다. 고 대표는 "일본에선 치과 의사를 만나기위한 절차가 상당히 복잡한 구조인데, 이 앱을 통해 원격 및 자가 진료가 편리해짐에 따라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와 큐티티는 3년내 일본 전체 치과 7만8000곳 가운데 60%수준인 4만8000곳이 이 앱과 연동돼 2000만명 이상의 이용 고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아포 앱 구동 화면
고 대표는 의사 출신도 AI 전문가 출신도 아니다. 15년간 의학 방송을 진행해온 아나운서로 지금도 매일 부산교통방송 라디오 ‘TBN 부산매거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의학 방송을 진행하며 쌓은 의사 인맥으로 의학전문가와 AI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2017년 큐티티를 창업했다. 회사 구성원 상당수가 석박사급 연구원 출신이다. 창업 5년 만에 143건의 특허와 상표 등을 확보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그는 "큐티티 서비스는 어린이 청소년에게 올바른 구강관리법을 교육하고 어르신들에겐 튼튼한 치아로 건강을 지켜드리는 데 유용하다"며 "예방적 차원의 구강 관리가 가능하도록 진단의 정확도와 편리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