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vs 이정후, 생애 첫 가을무대 맞대결…16일부터 준PO

2018∼2021년 키움에서 함께 뛴 절친한 선후배
박병호(36·kt wiz)의 이적이 확정된 날,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둘의 모습이 함께 담긴 사진을 수십 장 올렸다. 이정후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를 존경했고, 박병호는 어린 나이에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이정후를 예우했다.

좋은 성적을 내면 축하를, 부상 등을 당하면 위로를 전했던 절친한 선후배는 이제 짧은 순간 '적'으로 싸운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과 4위를 하고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kt가 16일부터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준PO)를 벌인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 1위(35개)에 오르며 개인 통산 6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정후는 2년 연속 타격왕(타율 0.349)에 오르고, 타점(113개), 안타(19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등 KBO가 공식 시상하는 타자 부문 8개 중 5개 부문 1위를 독차지했다.
2017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박병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돌아온 2018년부터 지난해(2021년)까지 4년 동안 함께 뛰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정후는 박병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고, 박병호는 이정후의 놀라운 성장에 감탄했다.

박병호는 2021시즌을 마치고 kt와 계약했고, 둘은 다른 팀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선후배가 됐다.

얄궂게도 키움과 kt는 치열한 3위 경쟁을 펼쳤고, 키움이 정규시즌 마지막 날 kt의 패배로 3위에 올랐다. 이정후와 키움은 준PO에 선착해 kt와 KIA 타이거즈가 벌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지켜봤다.

kt는 한 경기 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내며 준PO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10일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놀라운 회복력과 의지로 정규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한 박병호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3타수 무안타), 팀 동료들과 준PO 진출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올 시즌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키움이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박병호는 키움 전에서 타율 0.264(53타수 14안타), 4홈런, 8타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kt를 상대로 타율 0.400(60타수 24안타), 1홈런, 12타점으로 활약했다.

박병호는 특유의 장타력을 발휘하며 홈런 4개를 쳤고, 이정후는 정교한 타격을 뽐냈다.

포스트시즌 성적에서도 두 타자의 성향이 드러난다.

박병호의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성적은 1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45경기, 타율 0.235(166타수 39안타), 11홈런, 26타점이다.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370(73타수 27안타), 15타점을 올렸다.

아직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은 치지 못했다.

박병호와 이정후 모두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지난 4년 동안 둘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같은 날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한 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한 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한 계단 더 올라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