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클레이튼…"유망 프로젝트 '체인 이전' 요구 이어져"

약세장에 재단 물량 출금 '겹악재'
KLAY 가격 급락에 클레이튼 프로젝트 자금난 심화
국내 대표 레이어 1(Layer-1)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tn, KLAY)에 위기가 찾아왔다.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했지만, 가상자산 약세장, 미유통 재단 물량 출금 등 악재가 겹치면서 클레이튼 체인 탈출을 꾀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약세장에 재단 물량 출금까지…KLAY 가격 급락

가상자산 약세장,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되면서 수많은 체인에서 개발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모두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특히 클레이튼 체인 프로젝트들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 가상자산 약세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클레이튼 재단이 미유통 재단 물량을 출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클레이튼(KLAY)은 지난 11일까지 0.186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었지만, 미유통 물량 출금으로 전체 토큰 유통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후 3일간 약 20% 하락해 현재 바이낸스 테더(USDT) 마켓 기준 0.15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미유통 재단 물량 1700만개가 실제 매도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먼저 반응 한 것.
클레이튼(KLAY)/USD 차트 / 사진=코인마켓캡
이에 클레이튼 커뮤니티에서 활동중인 한 투자자는 "토큰을 보유한 홀더들 입장에서는 재단이 미유통 물량 출금하는 것은 물론, 그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리스크가 된다." 고 지적했다.

이에 존 조 클레이튼 대외협력 디렉터는 공식 텔레그램 방을 통해 "현재 시장 상황과 KLAY 유통 현황 등을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토크노믹스, 토큰 순환 시스템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단독적으로 결정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실행해야 하기에 지연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미유통 물량 출금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KLAY 수수료 수입 감소…"이대로면 버티기 힘들어"

KLAY 토큰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이들은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이다.특히 무브투언(M2E), 플레이투언(P2E) 프로젝트들의 경우 대체 불가능 토큰(NFT) 민팅과 거래로 발생하는 KLAY 수수료가 주 요 수입원인데, 토큰 가격이 하락하니 팀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것이다.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 관계자 A씨는 "KLAY가 한화로 1000원 부근에 거래될 때 민팅 일정을 잡고 커뮤니티 활동 정도에 따라 화이트리스트(WL)를 배포했는데, 막상 민팅 기간엔 가격이 50% 이상 하락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팅 일정 발표를 통해 예비 홀더들과 민팅 가격을 약속했기에 민팅가를 올리진 않았지만, 임금, 월세 등을 충당하기 위한 어느정도 자본이 필요한데 토큰 가격이 폭락하니 이를 충당하기도 녹록치 않다"라고 하소연했다.

체인 신뢰도 하락…멀티체인·마이그레이션 요구 빗발쳐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운영하고 있는만큼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엄청난 확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단의 운영 신뢰도 하락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멀티체인·마이그레이션을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작은 메타콩즈였다. 지금은 여러 소송에 휘말리며 위기에 직면한 메타콩즈지만, 불과 몇 개월전만해도 클레이튼 체인의 대표 PFP NFT 프로젝트로 자리하고 있었다.

메타콩즈는 "이더리움 NFT 시장은 전체 NFT 시장 규모의 85%를 차지하는 대형 시장이다. 클레이튼 체인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메타콩즈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할 선택이다. 클레이튼 체인은 프로젝트, 지갑, 커뮤니티 등이 모두 국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장벽으로 다가온다. 또한 체인의 한계로 프로젝트, 기업과의 협업 진행에도 어려움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메타콩즈는 지난 4월 이더리움 마이그레이션 거버넌스 제안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96.7%가 찬성표를 던졌고, 5월 이더리움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했다.
메타콩즈 이더리움 마이그레이션 투표 결과 / 사진=메타콩즈 공식 홈페이지
최근 클레이튼 폭락 사태가 심화되자 다른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들도 메타콩즈처럼 클레이튼 체인 탈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클레이시티 거버넌스카운슬(GC)는 공식 디스코드 채널에 '클레이시티 체인변경을 GC에서는 강력하게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클레이시티 GC는 "해당 안건을 올리기 위해 GC에서는 정말 많은 비공개 회의 및 아이디어를 모았다. 클레이시티는 클레이튼 체인에서 국내 1위를 달성했었고, 홀더들은 그 영광을 같이 했었다. 하지만 최근 클레이튼 체인의 상황을 본다면 향후 클레이시티의 미래도 암울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GC들은 클레이튼은 더 이상 신뢰성 있는 운영 체인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멀티체인이 아닌 타 체인으로의 변경 및 마이그레이션을 요청한다. 클레이튼 체인을 고집한다는 것은 앞으로 추가될 다양한 컨텐츠 청사진에 반감만을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클레이시티 공식 디스코드
클레이시티뿐만 아니라 최근 하이퍼리즘, 마마벤쳐스, 위메이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클레이튼 기반 M2E 프로젝트 슈퍼워크도 멀티체인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완 슈퍼워크 대표는 13일 개최된 오프라인 AMA(Ask Me Anything)를 통해 "기존 로드맵대로라면 멀티체인 적용을 높은 우선순위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최근 클레이튼에 대한 커뮤니티의 우려, 국내 크립토 씬의 유동성 위축, 글로벌 확장 필요성 등을 느끼게 되면서 멀티체인 적용의 우선순위를 앞당기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다른 메인넷 재단과의 컨택과 개발 리서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멀티체인은 유동성과 커뮤니티 파편화, 체인별 서버 분리 혹은 통합 구축 여부, 브릿지 리스크 등 앞으로 추가될 컨텐츠에 대한 대대적 방향 수정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큰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성공적 멀티체인 서비스를 위해 물심양면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