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지지율 1위' 나경원, 장관직 내정…與 전대 구도 바뀌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나경원 내정
장관급 자리 수락에 '당권 도전 포기'란 분석 나와
지지율 높자 당권주자 '교통정리' 시각도
사진=뉴스1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사진)이 1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당권 도전을 접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선을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교통 정리’로 보는 만큼 여권의 당권 경쟁이 보다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 전 의원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위촉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4선의 나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8월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설’이 불거지기도 했다.그동안 당안팎에선 나 전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로 꼽히지만,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차기 당대표 선호도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러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 본인이라고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 여론조사는 참 많은 함정이 있으니"라고 적기도 했다. 이에 여권에선 나 전 의원의 행보를 주시해왔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장관직을 수락한 것을 두고 사실상 당권 도전을 접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여기에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더라도 ‘윤심(윤 대통령 의중)’과 멀어 전당대회에서 당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은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했다.
한편에선 이번 인사를 당권 주자 '교통 정리'로 보는 시각도 짙다. 보수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친윤계 당권 주자와 표가 나뉠 것이란 우려에 장관직을 권유했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이 잇따라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원 표가 갈리면 친윤계 당권주자의 당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나 전 의원은 실리를 챙긴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나 전 의원 표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친윤계 당권 주자로는 김기현, 윤상현, 권성동 의원이 거론된다. 내각에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윤계에선 유 전 의원과 더불어 조경태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여론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