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무료급식소에서 설거지 봉사…"성실하고 겸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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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집'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 SNS에 글 올려김건희 여사의 봉사활동 사실을 뒤늦게 알린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의 페이스북 글이 화제다.
"영부인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상황 전해
15일 김 신부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김 여사는 며칠 전 '안나의 집'을 방문해 급식소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다. 안나의 집은 김 신부가 대표로 있는 사회복지법인으로,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김 신부는 2015년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한국인으로 귀화했고,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김 신부는 글에서 "며칠 전 봉사를 시작하기 위해 급식소로 내려가는데 안나의 집 건물 앞에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나타났다"라며 "그분들은 '봉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당연히 반갑게 급식소로 함께 내려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급식소에서 설거지를 위해 커다란 비닐 앞치마를 줬고, 그들은 그 앞치마를 입고 2시간 동안 열심히 설거지를 열심히 했다"라며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봉사자들을 보며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봤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김 신부는 또 "봉사가 끝난 후 여성 한 분이 '신부님 차 한잔할 수 있을까요?'라고 해서, 봉사가 끝났기 때문에 사무실로 가서 커피를 들며 마스크를 내렸다"며 "여성 한 분께서 '혹시 이분 누군지 아시나요?' 물어봐, '죄송하지만, 전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김건희 영부인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하셨기 때문에 참 반가웠다"라며 "안나의 집 가출청소년들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가져 주고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놀랍고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김 여사의 봉사 사실에 대해 "김 여사가 김하종 신부의 무료 급식소 관련 기사를 접한 뒤 직접 가서 봉사 활동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싶다고 해서 방문했다고 들었다"며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김 신부가 페이스북 글에서 김 여사 방문 시기를 '며칠 전'이라고 썼으나 안나의 집을 방문한 것은 지난 8월 31일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