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북부사령관 "美 본토, 러·中의 순항미사일 공격에 취약"

"냉전 때 ICBM 대비한 방어체계…순항미사일엔 무늬만 울타리"
"문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순항미사일이다"
미국 본토 방어를 맡고 있는 미군 북부사령부(NORTHCOM)의 최고지휘관이자 북미방공사령부(NORAD) 사령관인 글렌 D. 밴허크 장군이 지난 11일 미 육군협회 주최 콘퍼런스에서 언급한 말이다. 14일(현지시간) 미 공군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밴허크 사령관은 당시 콘퍼런스에서 북미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가 사용하는 조기경보 시스템인 북부경보시스템(NWS)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NWS는 냉전이 끝나가던 1980년대 말에 구축된 것으로, 당시는 ICBM과 전략폭격기가 장거리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주된 수단이었던 시절이라는 것.
밴허크 사령관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두 전략적 경쟁자를 상대하게 됐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존재를 언급한 뒤 냉전이 끝난 이후 미국 본토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미국이 폭력적 극단주의자에 집중하는 동안 그들은 우리 본토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다"면서 특히 러시아는 미국에 징후를 들키지 않고 발사할 수 있는 많은 순항미사일과 플랫폼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육해공과 바닷속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그들의 순항미사일은 레이더에 탐지되는 단면적이 매우 낮다"면서 "그들은 NWS를 허울뿐인 울타리, 무늬만 울타리(picket fence)인 방어체계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최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러시아 영공을 비행하는 폭격기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이 방공시스템으로 이에 대처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밴허크 사령관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위협이 미국 본토 방어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러시아가 자국내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폭격기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포함한 북미지역으로 발사할 수 있고,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은 북극해 수역으로 접근하거나, 북극해 밖에 있는 핵잠수함에서도 탐지되지 않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
밴허크 사령관은 중국에 대해서도 군사적 능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공격적인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