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보고 향토음식 즐기고…춘천 극단 도모 '콜라보' 공연 눈길

김유정 소설 연극화 이어 극장식당 마련…숙박 포함한 문화산업 추진

강원 춘천에서 연극활동을 펼치는 극단 도모가 공연을 관람하고 한 곳에서 향토 음식을 즐기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극단 도모는 14일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6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연극 '금따는 콩밭'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 인근 '아트팩토리 봄'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유정문학촌은 '동백꽃'과 '봄봄' 등 향토색 짙은 소설을 남긴 김유정(1908∼1937년)의 생가터에 조성돼 있다.

이 극단이 김유정문학촌 인근에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100년 후 만나는 실레마을 김유정 프로젝트'의 하나로 그의 소설 작품을 연극으로 각색해 공연하는 것이다. 원주 댄싱카니발 연출가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황운기 문화프로덕션 도모 이사장이 도심에 있던 소극장을 김유정 문학촌 인근으로 공연장을 옮기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번에 공연하는 금따는 콩밭은 지난 4월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코믹하게 풀어낸 첫 번째 음악극에 이어 두 번째 '소낙비:처우'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특히 아트팩토리 봄 공연장은 관람객이 연극을 관람한 이후 자연스럽게 '극장식당'이라는 다이닝 테이블로 연결되도록 했다. 무대만으로는 운영비용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는 공연과 식사를 콜라보하는 산업화를 시도했다.
식당 메뉴는 공연과 관련 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공연에 참여했던 배우들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첫 번째 공연인 동백꽃에는 닭갈비 스테이크를, 두 번째 소낙비 처우 공연에는 감자와 막국수를 음식으로 내놓는 등 작품 속에서 연상하는 재료를 사용했다. 건물은 기존 막걸리 공장을 리모델링해 1층에 145석의 소극장, 2층에 카페를 겸한 식당, 3층에 예술가 창작 등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하루 30명의 사전예약자만 받으며, 2만원에 식사를 할 수 있다.

공연장이 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공연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실험적인 도전이다.

대형 극장에 밀려 점점 자리를 잃어 가는 소극장에 지역의 향토색 짙은 문화예술에다 식사까지 하는 운영방식이 주말에 관람석을 가득 채워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이번 공연은 연출과 배우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변유정이 연출을 맡아 도모와 손을 잡고 진행했다.
1930년대 마을에서 묵묵히 일하던 영식이 콩밭에서 금이 나온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콩밭을 엎으면서 전개되는 내용이다.

배우는 춘천에서 활동하거나 춘천 출신 배우로 캐스팅해 지속적인 공연이 가능하게 했다. 황운기 도모 이사장은 15일 "연극을 관람하고, 공연의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식사를 하며 공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을 시도하게 됐다"며 "앞으로 숙박까지 이어지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 새롭고 지속적인 지역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