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악재는 악재 아냐"…증권가 '반등국면 진입' 전망 [주간전망]

삼성 2150~2250선
NH 2090~2210선 제시

이번 주 장기 낙폭 과대주 주목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뉴스1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물가 지표에도 직전 거래일인 14일 국내 양대 지수는 급반등했다. 우리 증시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향후 추세적 상승을 단정짓긴 어렵다면서도 첫 시장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0월 11일~10월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0.29포인트(0.91%) 밀린 2212.55에 장을 끝냈다.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동안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과 기관의 '팔자'에 외국인의 '사자'가 맞서는 모습이다. 해당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882억원, 3510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외국인 홀로 8978억원 순매수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반발매수와 원화 약세로 달러 환산 코스피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주 대비로는 지수가 하락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최근 수개월간 지표를 통해 물가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점,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도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면서 시장은 꾸준히 약세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2%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전주 대비 20.25포인트(2.9%) 내린 678.24에 마감했다. 주초의 낙폭을 만회하지는 못했지만 직전 거래일에는 4% 넘게 올랐다. 전주 수급을 보면 개인만 팔았다. 개인 홀로 1673억원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56억원, 5억원어치 사들였다.증권가는 낙폭 과대 관점에서 이번 주 주식시장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로 삼성증권은 2150~2250선을, NH투자증권은 2090~2210선을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코스피 120월 이동평균선 탈환을 모색하는 중립 이상의 주가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현 국내외 증시가 이미 최악의 경우의 수들을 상당수준 선반영한 만큼 익히 알려진 악재엔 둔감하고 미반영 호재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국내외 3분기 기업실적 발표와 시진핑 3기 지도부 출정식 성격을 갖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주시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 관심은 당대회 이후 경기둔화와 금융불안 타개를 위한 정책 모멘텀 추가 강화 여부에 있다.정책조합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추가 수요촉진을 위한 인민은행 LPR 추가 인하, 부동산 공급·판매 지원, 분양주택 정부 책임시공 재개, 디벨로퍼 부실화 이슈 대응 등의 행정 개입 강화, △기업·가계 대상 중장기 대출 촉진을 통한 금융불안 완화와 위안화 환율 방어 강화, △자동차, 가전 대상 선택적 소비부양 패키지의 가동, △입국·이동제한 축소 수준의 코로나 방역대응 변화 등 보다 적극적인 형태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중국 정책부양이 국내외 증시 기류 변화를 담보할 결정적인 트리거가 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증시 하강압력에 맞설 십시일반의 완충기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주가 수준에는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금은 실제 경기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초중반 국면이며 경기 바닥 시점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시기는 아니다"면서 "주식시장에 반등하더라도 추세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이번 주는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들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신승진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자들과 Fed의 인식차이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시장은 의외로 빠르게 상승동력을 찾을 수도 있다. 기술적·평가가치(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지난주 우리 시장은 의미 있는 지지선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금리 상승과 성장에 대한 우려로 낙폭이 컸던 성장주도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으로 SKC와 아프리카TV, 금호석유를 제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