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후보, 자녀와 교육관련 연구보고서 공저…KDI에 게재

교육부 "후보자 자녀, 디지털경제학 전공 교수…연구에 상당한 기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20년 딸과 함께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이던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에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20년 4월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업적 흥미,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Digital Textbook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Academic Interest, and Learning Skills)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working paper)를 썼다.

보고서에는 이주호 후보자 등 3명이 공저자로 쓰여 있는데 후보자의 딸 이모(34) 씨의 영어 이름도 포함돼 있다.

이씨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의 한 대학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보고서를 쓸 당시에도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다만, 그가 작성한 연구보고서들의 경우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미치는 상호보완적 효과' 등 경제·산업적 관점의 연구가 대부분이며 교육분야의 다른 연구보고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이 교수의 세부 전공은 '디지털 경제학'(Economics of Digitization)으로, 주된 연구분야는 디지털 기기, 디지털 격차, 디지털 도구의 효과 분석"이라며 "후보자는 이 교수와 '교수 대 교수'로서 공동 관심분야에 대해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분석 모델을 적용해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자 했고, 이런 새로운 접근에 있어 이 교수의 학문적 배경과 전문성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3인의 연구자가 역할과 기여에 따라 협의 하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재직 중인 학교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딸과 함께 연구보고서를 쓰는 것이 적절했는가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KDI 대학원은 교원이 연구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게재를 위한 비용을 신청할 수 있다"며 "이번 건은 연구조교 장학금으로 177만원을 지원받았을 뿐 이 후보자와 딸은 별도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보고서는 한국이 2014년부터 시범학교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며 정책연구를 위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교과서를 주로 쓴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가 우수했다.

더 일찍 디지털 교과서를 접할수록,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디지털 교과서가 학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더 컸다.

이주호 후보자는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이던 2010년, CD로 된 전자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 등을 사용하는 '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연구학교를 지정해 초등학교 3∼4학년 사회·과학 과목에 디지털 교과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