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과 배터리' 키움 이지영 "필요할 땐 볼넷도 주겠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에서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는 주전 포수 이지영(36)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포수'로도 활약했던 이지영은 포스트시즌 통산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을 기록했다. 필요할 때마다 해결사처럼 한 방씩 보여줬지만,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으로 노련한 볼 배합으로 투수들을 이끄는 능력이 돋보인다.

이지영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kt wiz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역시 선발로 마스크를 쓴다.

올 시즌 안우진과 배터리를 이뤄 절묘한 호흡을 보여줬던 이지영은 이날도 선발 안우진의 역투를 이끌어야 한다. 경기를 앞두고 이지영은 "단기전이니 바로바로 승부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서는 볼넷도 줘야 한다.

볼넷을 두려워하는 볼 배합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투수가 가장 피하려고 하는 볼넷을 상황에 맞게끔 활용하겠다는 말이 눈에 띈다.

올 시즌 안우진은 196이닝을 던져 볼넷을 단 55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 무기인 안우진은 어떤 타자를 만나든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야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장타 한 방에 승패가 갈리는 포스트시즌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강 대 강' 일변도의 볼 배합이 아니라, 가능하면 장타를 피하는 전략적인 투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 안우진의 피홈런은 단 4개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는 게 이지영의 목표인 셈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키움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려면 시리즈를 빨리 끝내는 게 유리하다.

키움의 2차전 선발은 에릭 요키시(33)가 유력하고, 3차전은 타일러 애플러(29)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은 "모든 투수와 한 시즌 호흡을 맞췄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오든 최고의 투구를 하도록 리드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