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수익률 26%, 10%…"브라질·인도 펀드에 입이 쩍"

글로벌 약세장 속 '발군의 수익' 낸 펀드

'미래에셋브라질업종'
3개월 수익률 31%
멀티에셋삼바펀드'도
연초 이후 37% 수익
헤알화 강세 효과 톡톡

인도는 성장률 '高高'
'IBK인디아인프라'
3개월 수익률 14%

이달 브라질 대선 촉각
금리 인상 변수도 여전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과 인도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통화 가치 상승이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헤알화 환율 덕 본 브라질 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브라질펀드 10종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6.35%였다. 전체 글로벌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5.2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수익률이 두드러진 펀드는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1호’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1.54%, 연초 대비로는 30.19%를 기록했다. 브라질 증시의 업종별 대장주를 담는 펀드로 브라질 에너지공기업인 ‘페트로브라스’(9.11%), 광물 기업 ‘발리’(8.59%), 브라질 최대 민간은행인 ‘방코브라데스코’(8.03%) 등을 담고 있다. 이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멀티에셋삼바브라질펀드’도 3개월 수익률 24.93%, 연초 이후 수익률 36.97%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브라질 헤알화 강세가 펀드 수익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원·헤알 환율은 연초 헤알당 213원39전에서 13일 272원13전까지 뛰었다. 헤알화 강세가 이어질수록 원화로 환산한 펀드 수익은 늘어난다. 헤알화 강세의 이유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브라질이 리튬·망간·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를 수출하는 만큼 국제 시장에서 헤알화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운영하는 브라질펀드 대다수는 환노출형이다.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브라질 증시도 선진국 대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13일 기준 114,300.09로 연초 대비 9.9% 올랐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3배로 미국 S&P500(15.3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브라질 증시가 선진국 대비 크게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의 디나 팅 수석부사장은 “브라질 증시가 다른 신흥시장은 물론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전병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헤알화 강세는 높은 실질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수혜가 원인”이라며 “이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으로 헤알화 가치는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 높은 인도, 펀드 수익률도 高高

인도 펀드들도 최근 3개월간 10% 넘는 수익률을 보인 사례가 많았다. 인도 펀드 24종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32%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레버리지’는 3개월 수익률 19.37%로 인도 펀드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인도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을 모은 ‘니프티50’ 지수를 두 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인도 인프라 기업들을 담은 ‘IBK인디아인프라’도 14% 넘는 수익률로 선전했다. 지난 8월 1일 기준 투자비중이 높은 업체는 인도 내 전기통신업체인 바르티에어텔(6.66%), 인도 최대 자동차회사인 마힌드라(6.28%), 인도 석유화학 업체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5.81%) 등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경제성장률이 수익률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3.5%로 각각 -0.6%와 0.4%에 그친 미국과 중국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거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GDP 증가율은 6.8%로 예상됐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연초 대비 3.2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23.49% 하락했다.

인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유입되는 자금도 늘고 있다. 인도 뮤추얼펀드협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인도 증시로 순유입된 자금은 20억달러에 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보다 현지 대형 펀드매니저 등이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강도에 따라 인도와 브라질 펀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도 정부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현지 투자자에게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증시 상승세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브라질의 경우 오는 30일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 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보다 우세를 보였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일부 회의론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귀환이 브라질의 부채 급증, 만성적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