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산악용 휠체어' 북한산에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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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은 서울·경기권에선 유일한 국립공원이다. 도심지에 있는 놀랍도록 훌륭한 보호구역이다.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엄격히 보호되고 있다. 이 법 제1조(목적)에는 ‘자연 및 문화경관 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소중한 자산을 미래 세대에 물려주고 탐방의 기회를 충실히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이는 모든 국민이 동일하게 갖는 권리이자 의무다.국립공원공단은 수준 높은 탐방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제공해 포용적 생태복지를 구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국립공원 탐방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걸을 수 없는 척수장애인이다. 장애인이 자력으로 국립공원을 탐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체장애인 가운데 36.4%가 서울·경기에 거주한다고 한다. 장애인이 교통 약자로서 이동권에 제약받는 것에 주목해 ‘척수장애인이 자력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을 탐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 끝에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가 산악용 휠체어를 도입했다.

산악용 휠체어는 유럽에서 먼저 개발해 보급했지만,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자원봉사자 5명이 도와야만 이동할 수 있는 ‘전신마비 장애인용 트레킹 휠체어’와 달리 산악용 휠체어는 상반신 사용이 가능한 척수장애인이 직접 조작해 자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조작법이 다소 생소해 운영단으로부터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뒤 휠체어를 빌려 북한산 우이령 길을 자유로이 이용하도록 했다.이런 작은 시도가 척수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 이동권 인프라를 꾸준히 조성하길 간절히 바란다.

김철수 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