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m 위엔 드론·500km 위엔 위성…지도가 진화한다

MMS 차량은 도로 누비며 '25cm 오차' 자율주행맵 만들어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 기술로 그리는 정밀지도 제작현장 공개
80m 상공으로 수직 이륙한 드론이 비행모드로 전환한 뒤 경기 수원의 국토지리정보원 건물 주변을 날았다. 드론이 촬영을 시작하자 모니터에는 바로 항공사진이 떴다.

흔히 볼 수 있는 항공지도가 완성되나 싶은 순간, 사진은 3차원 모델로 전환됐다.

건물 높낮이까지 표현돼 현실과 비슷한 지형도가 금세 나타났다. 스마트 기술이 활용되면서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측량에선 드론이 두각을 나타낸다.

고해상도 카메라가 탑재된 측량 전용 드론이 도입되면서 정밀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 수직으로 이착륙 가능한 드론은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 없고, 큰 면적의 부지도 신속하게 촬영할 수 있어 지자체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정밀도로지도 구축 작업엔 MMS(Mobile Mapping System)를 장착한 차량이 활용된다.

자동차 지붕 위에 위성항법장치와 주변 환경을 360도로 파악하는 라이다(LiDAR), 카메라 등 각종 센서를 달고 도로를 누빈다. 정밀도로지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선, 경계선, 터널, 교량, 신호기 등 각종 도로 정보를 3차원으로 표현한 지도다.

3차원 좌표를 지난 점을 촘촘하게 찍는 게 기본인데, MMS 장착 차량은 초당 100만 개의 점을 '촬영'한다.

오차는 25cm에 불과하다.

내비게이션에서 볼 수 있는 지도의 오차가 2m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20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6,700km의 정밀도로지도 제작을 마쳤고, 일반국도 1만5천km의 지도를 올해 안에 완성한다.

2027년까지는 전국 4차로 이상 지방도로 2,357km를 대상으로 한 지도 제작이 완료된다.

자율주행 시대로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의 기본 인프라인 정밀도로지도를 국가가 구축하면, 이를 기업들이 활용해 산업 발전 기반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 일본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부분 자율주행차(레벨3)를 상용화할 예정이며,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레벨4) 버스와 셔틀을 운행할 계획이다.
드론이 하늘을 날고 MMS 차량이 도로를 누비는 동안 497.8km, 서울에서 제주까지의 거리보다 50km 더 먼 우주 상공에선 국토위성 1호가 영상을 찍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국토지리정보원 내 국토위성센터 관제실 모니터엔 국토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며 노란색 선으로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국토위성은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지상 관측용 위성이다.

지난해 3월 목표 궤도에 안착하고, 같은 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위성이 찍는 영상은 가로세로 50cm 크기의 물체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고해상도인데, 자동차의 종류까지 판별할 수 있다.

북한지역도 촬영한다.

정부는 국토위성을 공간정보구축, 재난 대응 등 공익적인 목적에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다양한 목적의 산업 발전에 쓸 수 있도록 일반에도 공개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 오전 11시쯤 한반도를 통과하는데, 이때 찍어 전송한 위성영상은 국토정보플랫폼 홈페이지(map.ngii.go.kr)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