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 '송자대전판' 남간사본 제작과정 등 담은 사료 99점 발견

대전시 "송자대전 재간행이 전국적 사업임이 새롭게 밝혀져"
조선 후기 유학의 거두 우암 송시열 선생의 시문집 '송자대전' 내용을 새긴 목판 '송자대전판'(宋子大全版)의 재판각 과정을 담은 사료가 다량 발견됐다. 대전시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불에 탄 송자대전판을 대전 남간사에서 다시 판각하는 과정 등을 담은 문서 99점을 강원 동해문화원에서 발견해 조사를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1만1천23판인 송자대전판은 조선 정조 11년(1789년)에 제작됐으나, 현재 대전시 문화재로 지정된 송자대전판은 대전 남간사에서 제작한 남간사본이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들은 남간사본의 제작과 관련한 통고문, 간찰 등이다. 이들 기록을 남긴 주인공은 삼척 출신 유생 홍재모로, 그는 송자대전 중간소(重刊所) 집사인 동시에 1920년대 중반 대전에서 우암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결성된 '화양소제고적보존회'(華陽蘇堤古蹟保存會) 회원이었다.
삼척의 유생이 대전의 유림과 교류하며 송자대전판 중간에 큰 역할을 한 것은 그만큼 송자대전 재간행이 전국적인 사업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발견된 자료를 통해 송자대전 중간이 대전 외에 대구와 경남 함양, 전남 나주, 전북 무주 등에도 판각소를 두고 진행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대전시 문화재위원인 성봉현 충남대 교수는 "그동안 기록이 없어 송자대전 중간에 대해 부정확한 추측이 많았는데, 이번 자료 발견으로 빈칸으로 남아 있던 기존 연구의 많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정현 시 학예연구사는 "송자대전 중간에 관한 것뿐 아니라 자료가 부족했던 화양소제고적보존회에 관해서도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됐다"며 "일제강점기 지역 유림 연구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송자대전판 정밀조사와 보수 등을 진행하는 한편 이번에 발견된 자료를 대전시민이 만나는 방법도 찾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