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軍' 반복적 음주운전 징계위한 합산기준 완화

'군복무 전 기간 적발 횟수 합산'→'최종 음주운전 이전 10년내'로 한정
제식구 감싸기 비판…"음주운전 제재 대폭 강화 사회 분위기와도 역행"
국방부가 반복적 음주운전 군인에 대한 징계를 완화한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졌다. 음주운전에 단호히 대응하는 사회 기조에 역행할 뿐 아니라 중령·대령 등 장기 복무 장교의 승진을 고려한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군내에서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군인·군무원의 음주운전 횟수를 합산하는 기간을 '최종 음주운전 이전 10년 내'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징계 규정을 '정비'했다고 보고했다.

종전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에 따르면 음주운전 횟수 합산 기간에 따로 제한이 없어 음주운전 횟수는 군 복무 전 기간의 적발 횟수를 합산했다. 그러나 올해 5월 24일자 훈령 개정으로 최종 음주운전으로부터 이전 10년간 적발된 횟수만 합산하게 기준이 완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 넘는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된 장기복무자는 훨씬 가벼운 징계나 불이익을 받게 됐다.

이러한 반복 음주운전 징계 완화에 대해 군 내부에서조차 사회에 역행하는 조처라며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군사경찰의 직무수행에 관한 법률 개정' 후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부터는 영내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단속·처벌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중령과 대령으로 진급하려는 상습 음주운전자들이 주로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음주운전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을 받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군사법원에 대한 국감 업무보고에는 군내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성고충전문상담관 인력 증원계획 등도 함께 담겼다. 국방부는 성폭력·성희롱 근절대책으로 성고충전문상담관을 내년까지 150명으로 늘려 사단급까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성고충전문상담관 인력 50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배로 확대되는 것이다.

작년부터 추진한 각종 성범죄 예방·대응 제도를 이행하는 한편, 21일에 종료할 계획인 군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성비위자 징계시효 연장도 계속 추진한다.

앞서 2020년 국방부는 성비위자 징계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군인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제출했으나 여전히 국방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올해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른 사망사건 등 민간 이관도 현장에서 혼란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검찰·국가수사본부와 협의해 절차를 계속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7월부터 성폭력 범죄, 사망하거나 사망의 원이 되는 범죄, 입대 전 범죄는 민간 사법기관에서 수사 및 재판을 담당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사법원법 개정 후 지난달 말까지 민간이관범죄로 접수된 사건은 182건이다. 민간이관제도와 관련해 민간기관이 군인의 비위를 발견했을 때 군 징계권자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군이 민간기관으로부터 징계에 필요한 자료 협조를 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