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으로 '나이아가라 폭포' 표현…세계 1위 기술력 증명했죠"

서울세계불꽃축제 기획 문범석 한화 콘텐츠사업팀장·윤두연 과장

평창 올림픽 불꽃 이벤트도 연출
"내년엔 반포방향으로 확장할 것"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기획·연출한 문범석 ㈜한화 콘텐츠사업팀 팀장(오른쪽)과 윤두연 과장이 불꽃 쇼의 시작과 끝에 쓰인 12인치 ‘타상 불꽃’ 폭죽을 들고 있다. 김병언 기자
작은 불꽃 하나가 ‘슝’ 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른다.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사라질 듯 깜박이더니, 이윽고 굉음과 함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빛줄기가 돼 하늘을 메운다.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노래 ‘꽃길만 걷게 해줄게’가 울려 퍼지고, 원효대교에선 불꽃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면서 축제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지난 8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여의도 주변에 운집한 105만 명에게 다양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불꽃축제를 연출한 주역은 ㈜한화 콘텐츠사업팀의 문범석 팀장과 윤두연 과장이다. 13년 전부터 이 축제에 손발을 맞춰온 국내 최고의 불꽃 전문가들이다. 문 팀장과 윤 과장은 불꽃축제를 마치고 12일 한국경제신문을 만나 “이젠 불꽃축제가 세계적 관광자원이 됐다”며 “내년엔 반포 방향으로 축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불꽃축제 기획 책임자인 문 팀장과 불꽃 디자이너 윤 과장은 각각 2008년, 2009년 사업팀에 합류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불꽃 이벤트를 연출한 베테랑들이지만 이번 축제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문 팀장은 “3년 만에 열리는 축제다 보니 축제 구역을 확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원효대교를 가운데 둔 채로 두 개 구역에서 동시에 불꽃 쇼가 열렸다. 윤 과장은 “8월부터 주말은 거의 쉬지 못했다”며 “연간 80회 행사를 소화하는데도 끝까지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사업팀을 가장 긴장하게 한 요인은 고난도 기술 시연 부문이었다. 불꽃 쇼에 쓰인 10만 발의 폭죽 배치도 쉽지 않았지만, 원효대교를 감싸고 불꽃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게 하는 ‘나이아가라 폭포’ 연출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요소다. 윤 과장은 “의도한 순서대로 터지지 않고, 튕겨 나간 불꽃이 엉뚱한 폭죽을 건드리는 것을 ‘연접 현상’이라고 부른다”며 “원효대교 인근에 폭죽으로 ‘DYNAMITE(다이너마이트)’라는 글씨를 띄워야 하는데 배치된 화약 수가 많다 보니 혹시라도 연접 현상이 일어날까 봐 밤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30분 남짓 공연의 성공적인 마침표에 현장 방문객과 유튜브 시청자들은 “소름 돋는다”며 찬사를 쏟아냈다.윤 과장은 “불꽃 발사기 40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능력을 갖춘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기술력은 세계 1위를 자신한다”고 했다. 문 팀장은 “불꽃축제는 음악과 빛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이라며 “가로로 길게 뻗는 한강의 특징을 살려, 서울시와 불꽃축제를 글로벌 관광자원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