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 먹는 코로나 치료제 1상 완료…“팍스로비드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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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소렌토 지분 보유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 Inc)는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STI-1558’의 호주 임상 1상을 완료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소렌토는 유한양행이 2016년 투자를 시작한 바이오 기업이다. 이날 소렌토 주가는 14.18% 급등했다.
“글로벌 2·3상 승인 가속화 기대”
소렌토는 이번 임상을 58명의 건강한 피험자 대상 단일상승용량(SAD) 및 다중상승용량(MAD) 방식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 중 SAD 시험을 먼저 완료하고 지난 8월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STI-1558의 약동학(PK)이 전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예측값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전임상에서 STI-1558은 ‘단백질 분해효소(Mpro)’ 및 ‘카텝신L’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Mpro는 바이러스의 폐 조직 침투 후 복제 과정을, 카텝신L은 바이러스의 숙주 세포 진입을 돕는다.최근에는 MAD까지 마쳤다. MAD는 여러 용량을 한 번씩만 투여하는 SAD와 달리 여러 번 투여하는 방식이다. 회사에 따르면 SAD 및 MAD 시험 모두에서 STI-1558 투약으로 인한 피험자의 활력 저하, 심전도(ECG) 이상 등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투약 후의 이상사례(TEAE) 중 심각한 이상사례(severe AE)도 발생하지 않았다. 용량 제한 독성 및 안전성 문제로 인한 조기 종료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MAD에서 600mg을 적정 용량으로 확보함에 따라 향후 2·3상에서 환자에게 600mg을 1일 2회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소렌토는 STI-1558를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팍스로비드 1회분은 니르마트렐비르 2알과 리토나비르 1알로 구성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복제 과정에서 사용하는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억제한다. 리토나비르는 약물의 분해를 늦춰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한다. STI-1558은 니르마트렐비르보다 변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높고, 리토나비르 없이 단독 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렌토에 따르면 STI-1558은 전임상에서 니르마트렐비르보다 오미크론 유사(슈도) 바이러스의 증식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또 팍스로비드에 비해 생체 이용률(약물이 체내에 들어가 생체에 이용되는 비율)도 높았다. 때문에 팍스로비드와 다르게 리토나비르 병용 투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리토나비르는 간에서 약물을 대사시키는 효소인 ‘CYP3A’의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반대로 CYP3A 활성 약물을 만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일부 약물이 팍스로비드와 병용 금지 약물로 지정됐다. STI-1558은 리토나비르가 필요하지 않아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팍스로비드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렌토는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 대상 1상 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총 56명의 참가자가 등록돼 300mg 600mg 800mg의 3개 용량 MAD 시험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300mg 용량에서 8명의 참가자에게 약이 투여됐다. 소렌토는 미국과 중국, 멕시코 등을 포함한 글로벌 2·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의 경우 현지 긴급사용승인(EUA) 시 라틴 아메리카(중남미) 전역에 약을 배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호주 1상 결과를 토대로 이들 임상 승인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유한양행은 2016년 4월 1000만달러를 투자해 소렌토 지분을 취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소렌토와의 합작사인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올 6월 말 기준 유한양행은 소렌토 0.6%, 이뮨온시아 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