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탈모약 먹는 걸 굳이 얘기하는데…" 그녀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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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복용, 일상처럼 얘기한 남친"원형탈모 등 병적 탈모로 진료를 받은 국민이 지난 5년간 114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한 직장인 여성이 남자친구가 탈모약 복용 사실을 털어놓은 데 대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마이너스 되는 얘기인 걸 왜 모를까"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남친이 굳이 탈모약 먹는 걸 얘기하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의 남자친구는 서른살이라고 한다.A 씨는 "대체 이걸 나한테 왜 이야기하는 거지?"라며 "사귄 지 얼마 안 됐는데, 진짜 알고 싶지 않고 본인한테 마이너스 되는 얘기인 걸 왜 모를까"라고 했다.
A 씨는 "너무 일상적인 듯한 얘기를 해서 놀랐다"며 "머리가 좀 휑한 거 같긴 했는데, 원래 남자들한테는 탈모약 먹는 걸 얘기하는 게 그냥 일상적인 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A 씨의 글에 갑론을박을 펼쳤다.A 씨의 글에 공감한 네티즌은 "사귄 지 얼마 안 된 사이에서 적당히 신비감이나 긴장감이 있는 게 좋은데, (A 씨는) 탈모약 복용한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얘기해서 놀란 걸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요새 많은 남자들이 먹는데, 굳이 불편해할 이유 없다", "탈모약 복용으로 정떨어져서 떠날 거면 빨리 떠나라고 말하는 걸 수도 있다", "미리 말 안 하면 나중에 속였다고 할 수도 있지 않나" 등의 의견도 나왔다.원형탈모 등 병적인 탈모로 병·의원 진료를 받은 국민이 지난해 24만명을 넘겨 최근 5년간 최대 인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병적 탈모를 치료받은 사람은 총 114만8800명에 달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적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국민은 24만3609명으로 2017년 21만4228명 대비 13.7%(2만9381명) 증가했다.
연도별 환자 수는 △2018년 22만4688명 △2019년 23만2671명 △2020년 23만3459명 △2021년 24만3609명으로 집계돼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병적 탈모 환자 중 남성이 13만5845명(55.8%), 여성이 10만7764명(44.2%)으로 남성이 더 많았지만, 여성 환자도 적지 않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30대와 40대, 20대 순으로 탈모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환자는 5만2722명(21.6%), 40대 5만2580명(21.6%), 20대 4만7549명(19.5%)으로 20~40대 환자가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지난해 병적 탈모의 진료비는 419억9779만 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286억4000여만 원에서 5년 만에 46.6%나 증가한 셈이다. 5년간 병적 탈모 진료비 총액은 1779억8430만 원이었다.
현재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와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탈모 등 병적 탈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흔히 알려진 유전성 탈모와 노화로 인한 탈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유전성 탈모 등을 감안하면 국내 탈모 인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탈모는 사회적 질병인 만큼 청년의 경우 탈모에 건강보험 우선 적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