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현장·절경을 한눈에…서부산 시티투어버스 달린다

부산시티투어가 서부산권을 달린다. 그동안 풍부한 쇼핑 인프라와 해안가를 중심으로 시티투어버스가 운영됐다면, 이번에는 지역 근현대사 역사를 품었거나, 부산의 색다른 자연 절경을 관람할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된 셈이다. 부산관광공사는 부산역과 다대포를 잇는 시티투어버스를 12일부터 운행했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8회 운영한다.

○바다를 가로지르다

부산 시티투어버스 오렌지 라인은 부산역을 출발해 서구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으로 향한다.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는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송도해수욕장 일대는 물론, 멀게는 영도와 오륙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암남공원의 바다 쪽 끄트머리에는 구름다리가 설치돼 있다. 암남공원과 바다 건너 작은 섬 ‘동섬’ 사이를 구름다리가 연결했다.

○다채로운 색의 향연

부산에도 낙조 명소가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과 아미산 전망대가 그 주인공이다. 다대포 낙조 분수대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 분수대로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아미산 전망대는 인근 다대포 몰운대와 함께 드넓은 갯벌을 배경으로 낙조의 장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감천문화마을과 부네치아 장림항은 건축물의 다채로운 색이 매력적인 공간이다.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모이며 생긴 동네다. 부산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산비탈을 개간해 만들어진 마을이다. 건물마다 다른 색이 입혀진 것이 특징이다. 2009년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선정돼 작가와 주민이 함께 마을을 꾸몄다. 아기자기한 예술 공예와 조형물이 마을 곳곳에 설치돼 명성을 얻었다.

공단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어항 장림항. 그곳이 최근 SNS를 타고 명성을 크게 얻기 시작했다. 포구를 둘러싼 건물이 파스텔톤의 색채를 입었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건물색과 조경이 잔잔한 바다에 반사되는 풍광이 아름다운 장소다. 낙조와도 어우러져 시간대별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생태체험 속으로

시티투어버스는 을숙도로 향한다. 을숙도에는 철새 도래지와 함께 부산현대미술관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을숙도는 바다와 낙동강이 만나는 공간이다. 강 하구에 토사가 쌓이며 만들어진 섬이다. 과거에는 아시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꼽히기도 했다.

을숙도는 체험의 공간이다. 을숙도의 가을은 갈대와 억새의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바람과 함께 억새밭 사이를 산책할 수 있으며, 인근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망원경으로 철새를 감상할 수 있다.

○부산 근현대사 중심지는

동아대 부민 캠퍼스 내 임시수도 기념관, 국제시장, 용두산 공원을 아우르는 서구와 중구 일대는 부산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한국전쟁 이후, 부산은 대한민국의 임시 수도가 됐다. 당시 경남 도지사 관사가 대통령 관저가 됐는데, 현재 이 공간은 임시수도 기념관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통령 관저 내부가 그대로 재현됐으며, 임시수도 시절의 정치 활동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이 가득하다.

부산관광공사는 원도심 중구의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인 용두산 빌리지를 지난달 30일 개장했다. 부산 타워(옛 용두산 타워)를 중심으로 △귀신의 집 △공연 이벤트 △먹거리 및 체험 부스 △기념품 숍 △플리마켓 △한복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핼러윈과 크리스마스 등 관광객이 집중되는 시기에 맞춘 특별 행사도 진행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가을은 코로나19 회복을 알리는 동시에,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역 관광 업계에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부산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