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한테 돈 빌려 집 샀는데…자금출처 인정될까[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생활]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문용현 세무회계 문 대표 세무사
합리적 차용증서·실제 상환내역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을 사는데 가족에게 빌린 금액이 포함돼 있다면, 세무서는 이를 자금출처로 인정할까요.

개인이 빌린 돈으로 집을 살 때 '빌린 돈' 즉 채무액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만 인정이 됩니다. 원칙적으로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부모, 증조부모, 아들, 딸, 손자 등) 사이의 채무는 자금출처로 인정되지 않고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추정이기 때문에 자금출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들 사이에서의 채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합리적인 차용증서나 원리금 상환 등 자료가 있어야 한단 얘기입니다.

직계존비속 간 금전소비대차를 인정할 사례(조심 2017광0583, 2018.1.17)를 살펴보면 이들은 매년 7월31일 연 2.5%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했고, 2015년 7월31일부터 2016년 7월31일까지 총 10회에 걸쳐 이자를 지급, 이와 관련된 이자소득세도 납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릴 경우 이자를 몇 % 수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은 연 4.6%로 해당 이자율로 약정하시고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신다면 문제없습니다.연 4.6%의 이자와 실제 지급한 이자와의 차액이 연 1000만원 미만이 되는 이자로 약정하셔도 문제없습니다. 세법상 저리이자 또는 무이자로 차용할 때는 증여세가 과세할 수 있지만 이에 해당하려면 연간 차액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예컨대 빌리는 금액이 3억원일 경우 세법상 문제없는 최저 이자율을 계산해보면 약 1.3%가 됩니다. 역으로 무이자로 빌릴 수 있는 금액도 추산할 수 있습니다. 세법상 이자율인 연 4.6%로 연이자 상한을 최대로 맞춘다면(999만9999원) 약 2억1700만원이 나옵니다. 해당 금액 이하로 빌린다면 무이자로 빌릴 수 있단 얘기입니다.

다만 무이자가 가능하더라도 만기에 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것보다는 매월 일정 금액의 원금을 분할 상환해 만기에 미상환 잔액을 상환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세무서에서 소명 요구가 나올 경우 대응이 가능해서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세금 고민 있을 땐, 택슬리 | 문용현 세무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