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광서 안전사고 잇달아…'미담' 포장해 뒤늦게 보도

6월 함남서 30대 청년 사망사고…7월 평남서 갱도 붕괴
산업안전 시설이 미비한 북한 탄광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동지들이 잊지 못해하는 당세포비서' 제하 기사에서 지난 6월 북한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탄광 붕괴 사고를 뒤늦게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0시께 함남지구탄광연합기업소 경둔탄광이 무너지며 30대 청년 채탄공 최광민이 숨졌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어린 딸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소대장과 함께 탄벽을 허물어나가던 최광민 동무는 자기의 안전모로 탄가루가 부실부실 떨어져내리는 것을 느꼈다"며 "탄부(광부)들의 표현을 따른다면 그것이 붕락(붕괴)을 예고하는 막장 이슬이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최광민 동무는 곁에 있던 소대장을 온몸의 힘을 다해 와락 밀쳤다"며 "한줌의 탄이라도 더 캐자고 그리도 아글타글하던 성실한 새 세대 탄부는 이렇게 동지들의 곁을 떠났다"고 소개했다.

사망 사고 소식을 4개월 뒤에야 전하면서 동료애를 부각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난 7월 초에도 평안남도 순천의 2·8직동청년탄광이 붕괴하며 광부들이 무더기로 매몰됐다.

초여름부터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탄광 벽이 약해졌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당시 신문은 광부들이 구조됐는지 밝히지 않으면서 이들의 헌신을 국가를 향한 애국심으로 포장했다. 이날도 신문은 "우리가 딛고선 땅속에는 천길 지하 막장에서도 조국을 억척같이 떠받들고 있는 탄부들이 있다"고 평가할 뿐, 산업재해 원인 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은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