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목동 야구장을 돔구장으로…녹지 대폭 늘려 스포츠 공원 개발"

야구장 외 아이스링크장
유수지 포함 복합공원 조성
오목교 일대 상권 살리고
주민들 삶의 질 높일 것

목동 노후 아파트 안전 심각
규제완화 빨리 되도록 노력

김포공항 주변 소음 피해 많아
주민들 정당한 보상 필요
재산세 40% 감면 등 추진도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서울 서남부에서 주거 및 교육 환경이 가장 뛰어나고 안전한 양천구의 도시 브랜드를 확고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천구 제공
“서울 목동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리모델링하고 일대를 넓은 녹지를 갖춘 스포츠공원으로 개발하겠습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18일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바꾸면 소음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키움 히어로즈의 고척돔 연고 이전 후 침체한 오목교 일대 상권을 활성화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구장 외에 아이스링크장, 주차장, 유수지가 포함된 25만㎡가량의 공간을 복합스포츠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이 일대에 행복주택을 짓고 혁신밸리를 유치하자는 안이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존 주민들의 안락한 삶”이라며 “잠실 올림픽 공원에 버금가는 스포츠와 녹지가 결합된 공간으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양천구는 조만간 이 프로젝트를 위한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 및 목동 야구장 리모델링 주체인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와도 협의하기로 했다. 기존 야구장을 다목적 경기장 및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돔구장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3000억~4000억원이 소요되고, 공원화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 구청장은 “재활용센터 등을 이전하고 주차장을 지하화, 일부 부지에 상업용 빌딩을 유치하면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자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양천구는 목동 아파트 단지 조성 이후 강서구에서 독립(1988년)한 지 34년이 지난 만큼 도시환경의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며 “앞으로 30~40년 새로운 양천구의 모습을 좌우할 주거환경 개선이 절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이 구청장은 지지부진한 목동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하루빨리 안전진단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불이 났지만 소방차가 지상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진입하지 못해 소방수들이 5층까지 호수를 직접 들고 올라갔고, 하마터면 큰 화재로 번질 뻔했다”며 “이번 폭우엔 30년 된 아파트 외부 벽돌이 탈락해 차량이 완파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 신축아파트엔 지하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아파트 외벽도 내력벽으로만 지어지는 만큼 재건축이 진행됐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였다는 것이다. 그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은 주택 정책, 부동산 가격과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주민의 안전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천구 서편 신월동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김포공항 착륙 항공기의 소음문제다. 이 구청장은 “공항소음 피해 지역의 65%가 양천구에 속해 있고, 고도 제한 50m에 막혀 주민의 재산권 침해 문제도 심각하다”며 “신월동 초등학생들은 비행기 그림을 그릴 때 옆모습이 아니라 아래서 본 바퀴가 나와 있는 바닥을 세밀하게 그릴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 구청장은 “세계적으로도 도심 한가운데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곳은 거의 없다”며 “서울 시민들이 도심에 있는 공항으로 그동안 엄청난 편익을 누려온 만큼 피해 지역 주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소음대책지역 재산세 40% 감면과 주민을 위한 청력 정밀검사 및 정신건강테스트, 소음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그는 “국토부 및 공항 공사와 주민 피해보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우선 구에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다”며 “언젠간 비용·편익 관점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논의할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구청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최근 5대 목표(깨끗한 도시, 건강한 도시, 안전한 도시, 따뜻한 도시, 행복한 교육도시)와 19대 핵심과제 등을 발표했다. 그는 “최우선으로 둔 ‘깨끗한 도시’가 만들어져야 나머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기재 양천구청장

△1968년 경기 군포 출생
△동국대 토목공학과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
△원희룡 의원 보좌관
△대통령실(이명박 정부) 정무수석실 행정관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바른정당 중앙당 대변인
△코리아비전포럼 대표
△동국대 겸임교수
△윤석열 대통령후보 선대위 공보특보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