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서 "전쟁 반대" 외친 러 언론인, 러시아에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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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도중 반전 시위를 벌인 언론인생방송 도중 반전 시위를 벌여 가택 연금 중 도주했던 러시아 언론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러시아에서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2개월 가택 연금
오브샤니코바 "가택연금 거부"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리아노보스티는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러시아를 탈출해 유럽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그의 변호인 드미트리 자흐바토프는 "오브샤니코바는 러시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유럽 국가 중 한 곳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변호인은 "그들은 잘 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안전하지 않다"면서 현재 오브샤니코바가 있는 곳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러시아 국영 채널 1 편집자였던 오브샤니코바는 지난 3월 뉴스 생방송 도중 '전쟁 반대'(NO WAR)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난입해 반전 시위를 벌였던 언론인이다.이 시위로 3만 루블(약 75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지만 오브샤니코바는 반전 시위를 이어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등 군대를 모욕한 혐의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고 지난 8월엔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개월 가택 연금에 처했다. 해당 행위의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 10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그는 가택 연금 중이던 지난달 30일 딸과 함께 탈출한 뒤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었다.지난 5일 텔레그램을 통해 "나는 내가 완전히 결백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 연방 형법은 완전히 위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가택연금을 거부하고 스스로 석방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