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달러 지분 빼앗긴 채…엑슨모빌, 러시아서 '빈손 철수'

사할린 사업 지분 30% 몰수 당해
에너지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올라온 기후변화 관련 안건의 통과율이 올 들어 급감했다. 한경DB
미국 석유기업 엑슨모빌이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극동 에너지 개발사업인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을 러시아 정부에 몰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엑슨모빌은 러시아 철수 사실을 밝히면서 자사가 보유한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 30%가 러시아 정부에 ‘일방적으로’ 수용됐다고 발표했다. 엑슨모빌이 보유했던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 가치는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로 추산된다.엑슨모빌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과 관련한 보상을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했음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엑슨모빌이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엑슨모빌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사할린-1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일 사할린-1 프로젝트를 운영할 ‘사할린-1 LLC’를 신설했고, 엑슨모빌 지분을 모두 압류해 이 법인으로 이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비우호국 투자자의 경우 에너지 등 주요 산업의 지분 매각을 연말까지 금지하는 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