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필름사업 매각'에 뿔난 회사채 투자자

"캐시카우 팔아…상황 달라져"
최대 950억 조기상환 요구
SKC의 회사채 투자자들이 회사의 경영 방침에 불만을 제기하며 채권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SKC는 수원지방법원이 SKC 회사채의 사채권자 집회 결의를 이달 14일 인가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필름사업 분할에 대한 회사채 투자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다. SKC는 올 6월 회사 캐시카우인 필름사업을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팔기로 했다. 배터리용 동박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하지만 일부 사채권자가 11일 집회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2020년 5월 발행된 5년 만기 회사채 투자자들로 미상환 잔액은 950억원이다. 이들의 이의 제기 결의가 법원에서 승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SKC와 사채권자들은 회사채 조기 상환, 지급 보증 의무 부여 등의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 관계자는 “조기 상환 여부나 규모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사채권자들이 회사채 조기 상환 요구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정적 현금 창출원인 필름사업을 매각함에 따라 2020년 회사채에 투자 당시에 판단했던 것과 사업 내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조기 상환이 최종 결정되면 SKC의 유동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롯데케미칼과 동박 시장 주도권을 두고 출혈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 950억원에 달하는 돈을 회사채 조기 상환에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