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힘 유지하기 위해선 창의·다양성 통한 변화 필요"

샘 리처즈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한류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의 문화산업은 성공한 과거와 현재 사례를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어 변화를 통해 창의성과 다양성을 키워야 합니다.”

샘 리처즈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변화’를 주문했다. 리처즈 교수는 다음달 3일 ‘글로벌인재포럼 2022’에서 ‘K컬처와 인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그는 4년 전인 2018년부터 한류의 선풍적 인기를 예견한 사회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대학 수업에서 “BTS(방탄소년단)를 모르면 21세기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리처즈 교수는 “한국은 1988년 올림픽 이후 눈부신 경제적 발전 속도를 보여 왔다”며 “이런 경제적 성장이 문화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BTS와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이 세계적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개별 콘텐츠가 지닌 매력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적 위상이 우선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는 동시에 “문화산업을 이끄는 것은 결국 시장경제와 기업”이라고 말했다.한국 사회의 획일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는 “한국의 콘텐츠들은 억지로 ‘서양적’으로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한국 특유의 정서를 독특하게 담아낸다”면서도 “그러나 비슷한 콘텐츠의 성공이 반복됨에 따라 다양성과 창의성은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경쟁 문화가 지금의 발전에 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동시에 개인의 자존감을 낮췄다고 진단했다. 리처즈 교수는 “한국인 특유의 겸손함과 자기 비판은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과열된 교육열로 인해 학생들의 순위를 매겨 최상위에 속하지 못한 대부분의 인생을 실패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사회에 만연한 우울증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