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가 뭔가요?…지코·크러쉬, 걸그룹 강세 속 빛나는 '男 솔로' 저력 [스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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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크러쉬, 군백기 무색한 음원 호성적
'새삥·'러시 아워' 차트 롱런 돌입
음악 역량·음원 파급력 재입증
가수 지코, 크러쉬 /사진=한경DB
올 가요계 걸그룹들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코와 크러쉬가 군 공백기를 겪고도 '명불허전' 솔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코의 신곡 '새삥'과 크러쉬의 '러시 아워(Rush Hour)'는 19일 현재 차트 상위권에서 롱런하고 있다. 발매와 동시에 빠르게 순위 상승을 끌어낸 이들은 블랙핑크, 아이브, 뉴진스에 이어 (여자)아이들, 르세라핌까지 걸그룹 공세가 이어지는 중에도 차트 붙박이로 인기를 유지 중이다.'새삥'은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의 미션곡으로 소개돼 이후 음원으로 공개되며 놀라운 파급력을 보였다. '스맨파'는 지난해 댄스 열풍을 일으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남자 크루 버전으로, 제작 소식만으로도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권영찬 CP의 성차별적 발언이 논란이 되며 위태로운 분위기 속에서 방송이 시작됐지만, 프로그램은 실력파 크루들의 살 떨리는 경쟁으로 단숨에 놀라운 화제성을 자랑했다.

이후 '새삥'이 미션곡으로 베일을 벗었고, 가사에 걸맞은 안무가 만들어지며 음원 역시 순위 상승효과를 누렸다. 현재 안무와 관련해서는 일부분 표절 논란이 불거진 상태이지만, 이와 별개로 트렌디한 노랫말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 등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새삥'은 지코가 직접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는데, 그의 힙하고 감각적인 곡 작업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지코는 '음원 강자' 타이틀을 다시금 증명해냈다. 지코는 지난 7월 사회복무요원 대체 복무를 마치고 약 2년 만에 미니 4집 '그로운 애스 키드'를 발매했다. 당시 지코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했던 여러 생각과 고민을 담은 앨범"이라며 예전의 음악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밝혔으나, 음악 팬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린 탓에 해당 앨범은 차트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던 바다.하지만 '새삥'으로 아쉬움을 단번에 씻을 수 있게 됐다. "내가 가지는 만족도와 청자들이 가지는 만족도는 다를 거라 생각해서 스스로가 높은 점수를 매겨도 누군가에게 그렇지 못하다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던 음악을 대하는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그의 자세가 다시금 떠오르는 결과다.

크러쉬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매력적인 음색에 유니크한 스타일이 강점인 크러쉬의 음악은 마니아 층이 두꺼운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크러쉬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핑크 스웨츠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가 하면, 2020년 입대 직전에는 태연, 이하이, 이소라, 윤미래, 비비 등과 입을 맞춘 앨범 '위드 허(with HER)'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는 '도전'을 택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을 피처링으로 섭외했고, 함께 안무까지 소화했다. 시너지는 최상이었다. 크러쉬의 개성 있는 보컬과 창법에 착 달라붙는 제이홉의 랩까지 곡 군데군데 킬링 포인트가 빈틈없이 이어졌다. 재치 있고 따라 하기 쉬운 안무는 챌린지 인기로 이어졌다. 군백기를 끝내고 돌아온 자신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교통 체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모였다는 가사는 현 상황과 딱 떨어져 더욱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걸그룹들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음악적 콘셉트 사이에서 또 다른 매력으로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 남자 솔로들의 활약이 반갑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