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G에 리벤지'…T1, MSI 준우승 설욕 나선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T1 선수단(왼쪽부터 구마유시(이민형),페이커(이상혁),제우스(최우제))
T1과 중국리그 LPL 로열 네버 기브업(RNG)의 질긴 인연이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이어진다. 지난 17일(한국 시간) 그룹 스테이지 모든 경기가 종료된 후 진행된 8강 조 추첨 결과 두 팀이 오는 22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올 여름 부산에서 진행된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에 이어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두 팀 모두 한국과 중국 리그를 대표하는 강 팀인 만큼 글로벌 경기에서 인연도 깊다. RNG 입장에선 ‘악연’에 가깝다. 두 팀 간 상대 전적에서 T1이 세트 기준(다전제, 조별리그 모두 포함) 18승 10패로 앞서기 때문이다. 2017년 롤드컵에서는 당시 원딜러 캐리 메타인 소위 ‘향로 메타’에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RNG를 4강에서 제압하기도 했다. 해당 경기에서 페이커(이상혁)가 5세트 연속으로 갈리오를 골라 승리를 견인한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가장 최근 경기인 MSI 결승전에서 RNG가 3 대 2로 신승을 거둔 만큼 T1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T1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탑 라이너인 제우스(최우제)가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T1의 상수’로 불리는 제우스는 첫 번째 롤드컵 무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뽐내고 있다. 반면 RNG는 MSI 우승을 함께한 빈(천쩌빈)을 MSI가 끝난 후 바로 떠나보냈다. 빈자리를 브리드(천천)이 메우고 있으나 제우스보다는 약세로 평가받는다.

두 팀 간 대결에서 주목할 라인은 바텀 지역이 꼽힌다. 양 팀 모두 강한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T1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이민형)
T1 서포터 케리아(류민석)
먼저 T1의 바텀은 구마유시(이민형)와 케리아(류민석)다. 두 선수 모두 2002년생으로 동갑이다. 지난 2021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 LCK 서머 준우승, 롤드컵 4강 진출에 이어 올해 LCK 스프링 우승, MSI 준우승, LCK 서머 준우승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 서머 시즌 다소 이전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활약하며 스프링 시절의 폼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RNG 원거리 딜러 갈라(왼쪽)와 밍
RNG의 바텀 듀오도 만만치 않다. 갈라(천웨이)와 밍(시썬밍)은 2021년과 올해 모두 LPL 스프링 시즌과 MSI 우승으로 총 4회 우승을 함께 해냈다. 원거리 딜러 갈라는 RNG의 전설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우지(젠쯔하오)의 뒤를 이을 선수로 꼽힌다. 밍은 2015년도에 데뷔해 현재까지 꾸준히 폼을 유지하는 베테랑이다. 신예인 갈라와 베테랑 밍 간의 시너지가 강점으로 꼽힌다.두 팀 간 대결의 변수는 코로나19다. RNG 선수단 전원이 지난 16일(한국 기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RNG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젠지 e스포츠를 제외한 나머지 팀에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단판제로 진행된 그룹 스테이지와 달리 8강부터는 5전 3승제로 진행되는 만큼 컨디션 관리가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

부산에서 열린 MSI 결승전에서 2 대 3으로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던 T1이 롤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RNG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