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가 미래라는 GM, 韓공장에선 내연기관차 생산 집중(종합)

한국GM 사장 "전기차 들어갈 자리 없다…후보는 될 수 있어"
노조 "부평공장서 전기차 생산 이어져야"
GM이 본사 차원에서 전동화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한국 공장에서는 당분간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GM은 19일 한국 법인 출범 20주년을 맞아 창원공장에서 기념식을 열고 차량 생산 계획과 투자 현황 등을 발표했다.

작년 내수와 수출을 합쳐 한국에서 23만대를 생산한 GM은 내년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글로벌 신차 등을 50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창원공장에서는 내년 차세대 글로벌 신차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가 생산되며, 현재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 중인 부평공장에서는 또 다른 CUV가 생산될 예정이다. 한국GM은 앞서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각각 9천억원, 2천억원을 투자하며 생산 능력을 확충했다.

이번 공장 현대화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위한 투자이며, 전기차 생산 시설은 구축되지 않았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막대한 투자 집행을 완료했고 2년 동안 한국 공장은 100% 가동될 것"이라며 "GM의 미래가 전동화인 만큼 적절한 시점에 전동화 생산 결정이 내려지겠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이 없어 기존 제품(내연기관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렘펠 사장은 "현재 배정받은 차종으로만 공장이 100% 가동되기 때문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아직 전기차 생산지 결정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고 조율이 필요하지만, 한국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 부문 부사장은 "창원에서 생산하는 차는 내연기관차"라며 "전기차를 생산할 여력이 없고, 시설을 전환해야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준오 금속노조 한국GM 지부장은 축사를 통해 "창원공장에서 CUV가 성공적으로 출시되고 다음은 부평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GM은 한국 생산 차량과 별개로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과 GM의 글로벌 모델을 수입해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스파크는 내년 초까지만 판매되고 단종된다.

렘펠 사장은 "쉐보레, 캐딜락, GMC의 글로벌 최고 모델들을 국내에 출시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내년 CUV 생산을 통해 8년째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3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렘펠 사장은 한국 공장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면 한국 비즈니스가 더 쉬워질 것이고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많은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사업 구조상 임시직과 도급직을 채용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2002년 출범 이후 한국에 총 9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GM은 한국GM의 계속된 경영난에 2018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한국 사업 철수설까지 나왔지만, 산업은행이 8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GM은 20년간 약 2천600만대를 생산했고, 약 2천400만대를 140개국에 수출했다.

아울러 약 50종 240만대의 쉐보레와 캐딜락 차량을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한국에서 약 1만2천명의 임직원을 고용했고, 국내 부품 공급업체로부터 약 100조원 이상의 소재와 부품 등을 구매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이 열린 창원공장 정문 밖에서는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및 부품물류비정규직지회가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