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3분기 실적 예상된 증권업계…무디스마저 "전망 부정적"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수수료 수익이 대폭 감소한데다, 채권 운용손실까지 겹치고 있어서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국내 증권산업 전망을 하향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증권산업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증권사들의 부채·차입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자산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증권사들의 불안정한 수익은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와 트레이딩 등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경제의 다른 부분으로 위험성이 전염되는 걸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대형 증권사에 제공하는 특별 자금과 유동성 지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들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은 지속적으로 하향됐다. 교보증권은 3분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전년대비 66% 줄어든 6144억원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5개사 순이익이 전년대비 65% 줄어든 6327억원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게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7일 기준 49조423억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5개사의 위탁수수료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6.6% 줄어든 616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운용손실도 실적 전망을 낮추는 원인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1개월(9월19일~10월18일) 사이 0.49%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시장이 급속 냉각되면서 상반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수익을 내주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딜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IB 부문은 상장기업이 2분기보다 3분기 증가하여 IPO(기업공개) 관련 수익은 나쁘지 않았지만, 금리 급등에 따른 PF사업성 우려로 여전히 관련 딜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여파로 IB부문의 전체 수익성도 크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기자본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기초 체력이 탄탄해진만큼 향후 금리 상승세가 고점을 지난 이후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당분간 증권업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장기적 저평가 및 증권업 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