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황교안 "유승민, 여기저기 총질 말라" 견제구

황교안, 유력 당권주자 거론…존재감 키우기
"유승민, 나라 망가뜨린 세력에 총질해야"
"나경원, 지금 주어진 일에 충실할 것"
2020년 4월 12일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국민의힘 대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유력 당권 주자들을 거론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

황 전 총리는 1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언급했다.황 전 총리는 '유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내부 총질이라는 시각과 소신 발언이라는 시각으로 엇갈린다'는 취지의 질문에 "지금은 아직 우리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가 싸울 상대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총질하는 것보다는 그동안 나라를 망가뜨린 세력들에 대해 총질해야지, 우리 안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상근직이기 때문에 제한이 있지 않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나 부위원장에 대해선 "나 전 의원은 제가 당대표 시절에 원내대표를 해서 손발을 같이 맞췄던 훌륭한 인재다. 뭘 맡겨도 다 잘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비상근직이긴 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그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어 "저는 (나 부위원장이) 지금 주어진 일에 충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라는 것은 '생물'이니까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 상황에 맞게 대처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당원 70%, 일반 국민 30%로 규정된 당대표 경선 투표 반영 비율 가운데 당원 투표 비율을 늘리자는 의견에 대해선 "우선 역선택이 있어선 안 된다"며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정당"이라고 했다.

이어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그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당은 정당대로 움직이고 외부의 시민은 시민대로 의견을 내서 뒤섞이면 정당의 소명성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 사진=뉴스1
황 전 총리는 '왜 황교안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지 말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저는 나라의 위기 때 큰 역할을 맡아서 일했던 사람"이라며 "입법·사법·행정, 3부에 모든 부분에서 책임자 역할을 했고, 특히 제가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나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고 어필했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첫 공식 출마 선언이다.

황 전 총리는 평소 강조해온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하면서 "국회는 4·15 부정선거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짜 의원들이 국회에서 절대다수의 숫자로 밀어붙여 악법을 많이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이 밖에 황 전 총리는 ▲선거제도 개혁 ▲공천 윤리기준 강화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등을 약속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