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를 때 가장 위험한 부동산은? [집코노미TV]

흥하는 청약단지 골라주고
망하는 청약단지 걸러주는 흥청망청

▶전형진 기자
요즘 부동산시장에서 사라진 단어 뭐죠
Leverage
나는 돈이 요만큼밖에 없지만
부채를 이용해서 이만한 가치의 부동산을 사는 것
지렛대로 물건 드는 것 같다고 해서 이걸 레버리지라고 하죠
우린 그동안 빚 권하는 사회에서 살았습니다
대출 무서워하면 바보 취급 받았죠
투자와 관련한 이야기들도 대부분 레버리지가 전제돼 있었고요
근데 이 대출 형님들이 사실 힘순찐이었어요
세계 경제대통령이 고통이란 단어를 언급할 정도로
금리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갈 거란 말이죠
그럼 돈을 빌린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제 숨만 쉬고 가만히 있어도 갚을 돈이 늘어나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부동산이 뭘까요
바로 오피스텔이에요
오피스텔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요즘은 아파트처럼 넓게 짓는 아파텔이 많죠
전통적으론 원룸 형태의 오피스텔이 많았어요

얘들의 차이가 뭐냐면
아파텔은 내가 아파트엔 당첨되기 힘들어서 대체재로 사는 거예요
꿩 대신 닭입니다
분양받는 사람이 직접 거주하는 게 목적이라서
상품도 아파트와 되게 비슷하게 나와요
근데 그냥 원룸형 오피스텔은
보통 내가 분양 받아놓고 월세 돌리는 게 목적이에요
족보가 조금 달라요
그래서 아파텔은 나중에 내가 팔고 나갈 때
가격이 올랐으면 그때 돈을 버는
Capital gain, 차익형 부동산이고
그냥 오피스텔은 따박따박 돈이 들어오는
Income gain, 수익형 부동산입니다

아파트, 아파텔 같은 차익형 부동산은
적정가격을 따질 때 어떤 공식이 존재하지는 않아요
1층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탑층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학군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가 딩크족이야
아니면 벌써 환갑이에요ㅎㅎ
이런 분들에겐 소용 없단 말이죠근데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공식이 있어요
옆 단지 아파트 오르니까 우리도 오르겠네ㅋㅋ
이게 아니라는 거예요
일단 이런 오피스텔은 지역마다 적정 수익률이 있어요
서울 같은 경우는 몇 년째 연 4%대인데
계산하기 편하게 딱 4%라고 해보죠
이 수익률이 어떤 개념이냐면
흥부가 오피스텔을 2억원에 사서
세입자를 월 66만원에 세팅합니다
그럼 연 800만원이니까
2억원에 대한 연 수익률이 4% 정도 나와요이게 한양 오피스텔의 평균적인 수익률이니까
투자자들이 최소한 이 정도는 기대한다는 거잖아요
근데 3분부동산 보셨겠지만 흥부는 똥손입니다
손..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냥 똥이에요, 얘는
흥부가 사자마자 주변에 경쟁 오피스텔이 막 우후죽순으로 생겨요
그래서 흥부네 오피스텔 월세가 50만원으로 내려갑니다
그럼 연 수익이 600만원이 되는 거니까
2억원에 대한 연 수익률은 3%로 떨어지죠

이 상황에서 흥부가 털고 나가고 싶은 거예요
호구를 찾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니까 놀부를 데려와요

흥부는 2억원에 샀는데 1원이라도 더 받고 팔고 싶겠죠
하지만 놀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고요
시장의 기대수익률이 연 4%잖아요
근데 지금 월세 50만원짜리, 연 600만원이 벌리는 오피스텔이에요
역산해보면 이 오피스텔이 1억5000만원이어야
연 4%의 수익률이 나온다는 겁니다

다르게 말하면 놀부는 1억5000만원 이상 내면 호구
흥부는 2억원에 샀더라도 5000만원을 깎아줘야 거래가 된다는 거예요
결국 수익형 부동산의 현금흐름이 훼손되면
매매가격도 여기 연동해서 떨어진다는 게 핵심인 거예요
흥부의 머리가 똥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요
월세를 깎아주는 대신
그냥 너 2~3달 돈 내지 말고 살아, 이렇게 하는 거죠
월세 깎아주든 몇 달 돈 안 받든 통장에 찍히는 건 똑같겠지만
놀부를 물어왔을 때, 그러니까 매수인 앞에서
이 방은 월세 66만원 받고 있어요 ^^
이렇게 높여 부를 수 있으니까 명목수익률을 훼손하지 않는 거죠
명목수익률이 그대로니까
흥부는 2억원을 받고 본전치기로 털고 나갈 수 있는 거죠
이게 바로 Rent free의 개념이에요
놀부 좋아서 해주는 게 아니라 머리 쓰는 거죠
근데 이 놀부가 괜히 부자가 됐겠습니까
부자들은 돈냄새 되게 잘 맡아요
요즘 특판예금 금리 얼마죠?
1금융에서도 연 4%대 나와요
저금 하면 바보 소리 듣던 게 얼마 전인데
오피스텔 관리하면서 똥 치우고 세입자랑 싸우고
별짓 다 하는 것만큼의 수익률이
은행에선 그냥 나와요
아무 것도 안 해도
그래서 금리가 오를 땐 기대수익률도 올라가줘야 하는데
이 부분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죠
아파트는 어디에 몇 가구 공급되는지 몇 년치 물량이 다 나오는데
오피스텔은 이게 깜깜이예요
분양할 때도 안 가르쳐줘요
..가르쳐주면 안 사니까 ^^
앞으로 오피스텔에 청약 넣기 전에 이 부분 반드시 짚어보시고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도 금리와 한 번 비교해보자고요
참고로 금리는 내년까진 계속 올라갈 거예요물론 오피스텔의 적정 가격을 따지는 게
수익률만 갖고 하는 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오늘은 핵심적인 것만 짚어봤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신정아·이재형·조희재 PD
편집 조희재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