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巨野, 새 정부 5개월간 '국정 협력' 단 한 번이라도 했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헌법기관인 감사원에 대한 거친 공격이 상식선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적 의혹인 ‘서해피살 월북몰이’ 감사에는 ‘정권의 사냥개’라는 원색적 공세까지 퍼부었다. 농업 혁신을 막는 문제의 양곡관리법을 비롯해 산업계가 우려하는 ‘노란봉투법’ 등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과정도 지켜보기가 아슬아슬하다.

감사원은 국회만큼이나 헌법이 독립적 지위를 보장하는 국가기관이다. 더구나 현 최재해 원장은 민주당 집권 때 기용됐다. 정상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월북몰이 의혹이 속속 드러나자 선을 넘는 감사원 흔들기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도 과하다. 법은 국회가 만들지만, 정책 수행은 엄연히 행정부 몫인데도 정부 의사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위해 허리띠를 죈 내년 예산안도 완전히 흔들겠다는 기세다. 일련의 감세안에서는 종부세처럼 스스로 경감을 주장해온 것까지 부인하며 정부 발목을 잡고 있다.북한 도발이 극대화하는 와중에 안보·외교에서도 대한민국 공당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잇달았다. ‘9·19 합의’를 무시하며 연일 무력 도발을 하는 북한에 대한 규탄과 저지 노력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철 지난 ‘친일몰이 선동 공세’를 되풀이한다. 민주당엔 위기감이 있는지, 한반도 평화의 위협 주체는 어디라고 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보 위기에선 여야가 없다’는 말을 꺼내기가 무색할 정도다.

새 정부 국정에 민주당이 협조한 게 하나라도 있나. 아무리 야당 역할이 있다지만 과하다. 지금은 경제부터 실물·산업과 외환·금융에 걸쳐 전면적으로 악화하는 복합위기 국면이다. 안보도 끝이 안 보이는 미·중 대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북한의 진척된 핵 도발이 예고된 중층·다면의 위기다. 새 정부 출범이 이제 5개월여 됐다. 대선 패배로 민의를 받아들인다던 정당이 맞나.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한풀이라는 오해를 피하려면 국정에 협조할 것은 최소한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 행태로 지지율이 오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