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원팀"…현대차그룹, 부품사에 5조 투입

정부와 新상생협력 추진…미래차 전환 민관 뭉쳤다

납품대금 연동에 3.4조 투입
2·3차 협력사까지 유동성 지원

정의선 회장 "부품사 지원 확대"
한덕수 총리 "IRA 해법 찾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19일 경기 화성시 남양 기술연구소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에게 자율주행차인 쏠라티 로보셔틀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정부와 손잡고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전기차 전환’을 돕는다. 이를 위해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신(新)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차 시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품업계에 대한 상생과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완성차·부품·정부 원팀”

현대차그룹은 19일 한덕수 국무총리, 정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화성시 남양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신동반성장 모델 발굴·확산’ 사업의 첫 결실이다. 한 총리는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을 지원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핵심부품 소재의 국내 생산 기반 확충과 기술 자립화를 적극 추진하고, 기술 개발 및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부품업계의 사업 다각화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전동화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완성차, 부품업계, 정부, 유관기관이 하나의 팀이 돼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납품 대금 연동에 3.4조원 투입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다. 납품 대금 연동제 확대에 가장 많은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협력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자재가 변동분을 납품가에 반영해 어려움을 분담하겠다는 취지다.유동성 지원에도 나선다. ‘사업다각화 지원 펀드’를 도입해 친환경차 부품 개발 등을 추진하는 협력사에 저렴한 금리로 경영 자금을 빌려준다. 2·3차 협력사를 위한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마련하고, 담보가 부족하거나 대출 한도 초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대출 신용보증 프로그램’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발생 예정인 약 1조원의 ‘상각 금형비’는 일시 지급할 예정이다.

○한 총리 “IRA 해법 찾겠다”

협력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중기부와 함께 250억원씩 출연해 ‘공동투자 연구개발(R&D) 기금’을 조성해 협력사를 지원한다. 산업부는 친환경·자율주행 등 미래차 사업에 투자하는 부품사의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이자 지원 대출사업을 확대한다. 공정위회는 2·3차 협력사까지 납품 대금 연동제가 자율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추진한다.

한 총리와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 자율주행차인 쏠라티 로보셔틀에 탑승해 행사장까지 이동하며 미래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한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미국 의회, 행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조속히 해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현지 착공식에 참석해 백악관 인사와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규/강경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