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압도하는 작은 소녀 '마틸다'…"기립박수에 눈물 날 뻔"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마틸다' 개막
'2대 마틸다' 맡은 9∼11세 아역들 "첫 공연도 신나게 했어요"
짧은 팔에서 뻗어 나온 작은 주먹이 하늘을 찌른다. 조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무대를 넘어 객석까지 가득 채운다.

"조그맣고 별로 힘이 없다 해도 조금만 용기 내면 할 수 있어. 필요한 건 약간의 '똘끼'!"
아역 배우들의 작지만 강한 힘으로 이끌고 가는 뮤지컬 '마틸다'가 이달 5일 서울 구로구 대성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2018년 국내 초연한 뒤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에는 새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명의 '2대 마틸다'들이 무대에 서고 있다. 마틸다 역을 맡은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 양은 19일 오후 대성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각자 처음 무대에 올랐던 소감을 들려줬다.

마틸다 중 맏언니인 진연우 양은 "첫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마틸다가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데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쳐주셨다"며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9살 임하윤 양은 "첫 공연 때는 떨리기보다는 정말 설레고 신이 났었다. 그런데 두 번째 공연부터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금 떨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영국의 아동문학 거장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틸다'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천재 소녀 마틸다가 학대를 일삼는 부모와 트런치불 교장에 당당히 맞서는 이야기다.

주인공 마틸다 뿐 아니라 마틸다와 함께 트런치불에게 맞서 싸우는 학생들로 출연하는 아역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2018년 공연에 출연한 '1대 마틸다'들이 이후에도 방송, 뮤지컬에서 활약하며 아역 배우들의 등용문으로도 여겨진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마틸다의 철없는 엄마 미세스 웜우드 역을 맡은 배우 최정원은 "1대 마틸다들이 성장한 모습을 최근에 보니 감동적이었다"며 "이번 마틸다 역시 시즌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는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소개했다.
객석으로 쏟아질 것 같이 무대 주변을 가득 채운 블록 모양의 무대 장치와 긴 공중그네, 화려한 조명과 소품들까지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공연을 완성하는 건 아역 배우들의 당찬 활약이다.

주인공 마틸다는 혼자서도 무대 곳곳을 누비며 한계 없는 상상력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극장을 채운다.

마틸다의 학교 친구들도 칼 같은 군무를 보여주며 트런치불 교장에 맞서 싸운다.

마틸다를 응원하는 학교 선생님 미스 허니 역의 배우 방진의는 "극 중에서 제가 트런치불 교장에게 혼날 때마다 마틸다를 보면 정말로 저를 지켜줄 것처럼 든든하다"며 "눈빛이 어른인 저를 완전히 압도할 정도"라고 말했다. 최정원은 "네 명의 마틸다 덕분에 어른인 내가 오히려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