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로봇뱀, 여의도 3배 크기 공장 누비며 안전 지킨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에 첨단 로봇 도입
온도·소음·가스 누출 여부 등 점검

지능형 로봇개 '스폿(SPOT)'이 울산 남구 소재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각 공정별 특징을 학습하는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주력 사업장인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로봇개’, ‘로봇뱀’ 등 첨단 로봇들을 도입한다. 공장 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투입, 안전 관리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에서 로봇개 ‘스폿(SPOT)’을 최근 공정별 학습에 투입했고, 로봇뱀 ‘가디언S’은 기능 안정화 작업을 마친 후 연내 도입할 계획이라고 20일 발표했다.

두 지능형 로봇은 공장 내 공정들을 순회하며 온도나 가스 누출 여부 등 시설의 안전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전체 넓이 826만㎡, 서울 여의도의 약 3배에 달하는 울산CLX에는 60만㎞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안전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생기기 쉬운 구조다.

4족 보행을 하는 스폿은 물건을 잡거나 옮길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90분가량 구동이 가능하며, 배터리 잔량이 부족할 경우 이를 인지해 충전까지 하는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S자 형태로 기어다니는 가디언S는 자성이 있어 금속으로 만들어진 벽과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 두 로봇 모두 카메라가 장착돼 배관이나 설비 사이의 틈을 확인할 수 있다.

로봇들은 사람이 인지하기 어려운 소음이나 진동 등을 측정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화재를 초기 단계에서 진압하거나 시설물을 3차원(3D)으로 스캐닝하는 등 특수 분야에도 활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아울러 디지털화된 안전 관리 체계가 상시화됨으로써 사고 예방과 피해 최소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서관희 SK에너지 혁신기술실장은 “SK이노베이션의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앞으로도 울산CLX에서의 다양한 DT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